사회 사회일반

폭우로 재조명 '4대강 사업' 효과는 있었을까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0.08.09 15:47

수정 2020.08.09 16:02

2차례 감사 "홍수예방 효과 없다" 결론
온라인 "지류까지 4대강 했다면" 주장도
당시 야당·시민단체 "지류·지천부터" 주장
[파이낸셜뉴스] 전국을 휩쓴 기록적 폭우로 ‘4대강 사업’이 재조명받고 있다. “홍수와 가뭄을 예방한다”며 2009년 이명박 정부가 역점사업으로 추진한 사업의 효능을 평가할 첫 홍수 사례이기 때문이다.

특히 지류를 중심으로 발생한 홍수피해에 4대강 효과가 사실상 없었다는 비판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4대강 사업 추진 당시부터 야당과 환경단체가 “지류·지천부터 정비해야 한다”고 주장했지만 22조원을 들인 사업은 한강·금강·영산강·낙동강 본류에 집중했기 때문이다.

한반도 전역을 강타한 기록적 폭우로 사망자와 실종자, 이재민이 다수 발생하고 경제적 피해가 누적되고 있다. fnDB
한반도 전역을 강타한 기록적 폭우로 사망자와 실종자, 이재민이 다수 발생하고 경제적 피해가 누적되고 있다. fnDB

홍수 막는다던 4대강 "홍수예방 효과는 없어"


4대강 사업은 2008년 12월 29일 낙동강지구 착공식으로 시작으로 2012년까지 진행된 대하천 정비사업을 가리킨다.
4대강을 넓고 깊게 파고 보를 설치해 수량을 조절할 수 있도록 한 게 핵심이다. 노후제방을 보강하고 하천 주변에 자전거길을 조성하는 등의 계획도 함께 진행됐다.

이명박 정권 역점사업인 4대강 사업엔 본류 정비에만 총예산 22조원이 들었다. 국민 한 명당 40만원 이상이 돌아가는 금액이다.

4대강 사업은 사실상 실패한 사업으로 분류된다. 근거는 2013년과 2018년 두 차례 이뤄진 감사원 감사다. 박근혜 정권과 문재인 정권 하에서 각각 이뤄진 감사에서 감사원은 4대강 사업이 홍수예방에 기능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2013년 ‘4대강 살리기 사업 설계, 시공 일괄입찰 등 주요계약 집행실태’ 감사는 4대강 사업이 본래 주장된 홍수예방이 아닌 한반도 대운하 사업 재추진을 위한 사전작업 성격이 크다는 결론을 내놨다. △2~4m면 홍수예방 목적 달성에 충분한데도 추가준설을 통해 최소수심 6m까지 판 점 △소형 보 4개면 목적달성에 충분했으나 중·대형 보를 16개까지 설치한 점 등이 근거로 제시됐다.

당시 4대강 본류의 경우 홍수위험이 별달리 제기되지 않은 곳임에도 막대한 예산을 들여 수심을 깊게 하고 보를 추가설치한 점은 홍수와 가뭄 예방보다는 추후 선박의 이동가능성을 고려했다는 것이다.

특히 당시 야당과 환경단체를 중심으로 “지류와 지천부터 정비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는 점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정진석 미래통합당 의원은 9일 자신의 SNS를 통해 '4대강 사업'과 관련해 정부를 질타하는 글을 수건 게시했다. 온라인 갈무리.
정진석 미래통합당 의원은 9일 자신의 SNS를 통해 '4대강 사업'과 관련해 정부를 질타하는 글을 수건 게시했다. 온라인 갈무리.

퍼지는 '가짜뉴스' 근거는 '없다'


2018년 진행된 감사원의 ‘4대강 살리기 사업 추진 실태 점검 및 성과 분석’ 감사는 4대강 정책의 효과에 대한 보다 전면적인 검토가 이뤄졌다. 감사결과에 따르면 4대강 사업은 홍수에 제대로 기능할 수 없는 구조다. 지류보다 본류에 홍수피해가 집중돼야 역할을 할 수 있지만 그와 같은 경우는 거의 발생하지 않기 때문이다.

4대강 사업 후 홍수 피해도 전혀 줄지 않았다. 4대강 준공 이후 2018년까지 홍수가 일어난 사례가 없을뿐더러, 4대강 지역과 다른 지역을 비교할 때 유의미한 차이도 전혀 관측되지 않았다.

일각에선 최근 남부지방을 중심으로 전국을 강타한 물폭탄에 4대강 사업의 효과가 있는 게 아니냐는 비판도 제기되고 있다. △4대강 사업이 진행된 본류에선 홍수피해가 크지 않다는 점 △4대강 보를 개방해 지류 피해가 커지는 게 아니냐는 점 △지류와 지천까지 4대강 정책을 확대했다면 피해가 적었을 것이란 점 등이 비판의 요지다.

하지만 두 차례 감사원 감사 등을 살펴보면 이 같은 주장엔 근거가 희박하다. △본류는 4대강 정비 이전에도 피해가 크지 않았다는 점 △4대강 사업 초기부터 환경단체가 본류보다 지류를 중심으로 홍수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해왔으나 정부가 이를 무시한 채 본류 정비를 감행했다는 점 △보는 가뭄과 관계된 것으로 홍수시엔 개방할 수밖에 없다는 점 등이 이유로 제기된다.

특히 9일 새벽 2시께 낙동강 본류 둑이 터져 도로가 끊기고 이재민이 발생하는 등 피해가 커진 상황 등에선 4대강 사업 일환으로 건설된 보가 물 흐름을 방해한 점이 이유로 지목되는 상태다.

한편 4대강 사업이 홍수에 사실상 역할을 하지 못한다는 감사결과에도 불구하고 사업 자체는 합법적으로 인정된 상태다.
대법원은 2015년 시민 1만여명이 4대강 사업이 적법하지 않다며 효력 중단을 구하는 집단 행정소송 4건에 대해 전부 원고 패소를 확정한 바 있다.

pen@fnnews.com 김성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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