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11월 대선을 앞둔 미국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야권의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이 각각 후보 승낙 직후 흑인 인종차별 문제를 첫 단추로 공식적인 난타전을 개시했다.
트럼프는 8월 30일(현지시간) 자신의 트위터에 오리건주 포틀랜드의 폭력사태를 언급하며 바이든을 공격했다. 그는 "바이든은 항상 범죄에 약할수 밖에 없다. 버니 샌더스의 극좌파 지지자들 때문이다"고 적었다. 트럼프는 "바이든은 언제쯤 무정부주의자와 깡패, 선동가, 반파시스트(안티파)로 불리는 극좌운동을 비판할 것인가?"라고 물었다. 이어 "바이든은 언제쯤에나 나쁘게 운영되는, 범죄에 물든 민주당 도시와 주들에 주방위군을 투입하자고 할 것인가?"라며 "기억할 점은 바이든은 버니 샌더스의 미친 좌파 표심을 포기할 수 없다는 것이다"고 주장했다.
이날 포틀랜드에서는 '패트리엇 프레어'라는 우익단체 회원 1명이 총에 맞아 숨졌다. 패트리엇 프레어는 사망한 회원의 이름이 '애론 제이 다니엘슨'이라고 밝혔으나 단체 페이스북 페이지에 따르면 다니엘슨은 '제이 비숍'이라는 이름으로도 활동한 것으로 추정된다. 패트리엇 프레어는 2016년 미국 워싱턴DC에서 조직된 우파 단체로 2017년 초부터 민주당 성향이 강한 포틀랜드에서 정기적인 트럼프 지지 집회를 열었다. 패트리엇 프레어는 8월 29일에도 600여대의 차량의 동원해 포틀랜드에서 트럼프 지지 집회를 벌였고 민주당 지지자들과 충돌했다. AP통신은 패트리엇 프레어와 민주당 지지자들이 서로를 겨냥한 시위를 벌였고 패트리엇 프레어가 도시를 떠난 뒤 약 15분 뒤에 총격이 발생했다고 전했다. 단체측은 구체적인 총격 정황에 대해서는 밝히지 않았다. 트럼프는 사건 직후 자신의 트위터에 "제이의 명복을 빈다"고 적었다.
포틀랜드에서는 지난 5월 흑인 남성 조지 플로이드가 경찰의 총에 사망한 사건 직후 8월 까지 약 100일 가까이 흑인 인종차별 반대 시위가 벌어졌다. 트럼프 정부는 7월에 연방정부 요원들을 투입해 시위 진압에 나섰으나 실패했으며 위스콘신에서는 7월 말 요원 철수 이후에도 소요사태가 이어졌다. 시위는 8월 위스콘신주 커노샤에서 흑인 남성 제이컵 블레이크가 경찰의 총에 맞은 이후 다시 가열됐다. 테드 윌러 포틀랜드 시장은 29일 패트리엇 프레어측에 현재 상황을 감안해 도시 진입을 자제해 달라고 촉구했으나 거절당했다. 트럼프는 이번 총격 사건과 관련해 "멍청한"민주당 좌파 시장이 도시 관리를 못했다고 비난했고 이에 윌러 시장은 "이러한 태도는 협력이 아니라 공격적인 태도다"라고 트럼프를 비난했다. 윌러는 "그런 말을 하는 것은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전형적인 트럼프 답다"고 주장했다.
같은날 바이든도 트럼프의 공세에 맞불을 놨다. 그는 "우리 자신과 전쟁을 하는 나라가 돼서는 안 된다"라며 "트럼프는 지지자들을 자극하기 위해 사회 증오와 분열의 불씨를 부채질할 때 어떤 일이 벌어질 거라고 생각하는가"라고 강조했다. 이어 "트럼프는 무모하게 폭력을 조장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날 백악관은 트럼프의 커노샤 방문 일정이 확정됐다며 대통령이 블레이크 가족이 아닌 경찰 등 법 집행 관료들과 만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만델라 반스 위스콘신 부지사는 "그가 이곳에 오는 게 어떻게 도움이 될지 모르겠다"고 밝혔다.
한편 CNN에 의하면 이날 공개된 전국 단위 여론조사 결과 바이든과 트럼프의 지지율은 각각 47%, 40%로 집계됐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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