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화웨이, 구글 안드로이드 대신 독자 OS 훙멍 적용
- 中 관영 매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도 시련 겪을 것
- 中 관영 매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도 시련 겪을 것
【베이징=정지우 특파원】중국 최대통신장비업체 화웨이가 구글 안드로이드 대신 독자 개발한 운영체계(OS)를 쓰기로 했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보도했다.
11일 SCMP에 따르면 위청둥 화웨이 소비자 부문 최고경영자(CEO)는 전날 오후 광둥성 둥관시에서 연례 개발자 대회를 열고 내년부터 자사 스마트폰에 '훙멍' OS를 전면 지원한다고 밝혔다. 스마트폰용 훙멍은 올해 12월 공개될 예정이다.
훙멍은 화웨이가 자체 개발한 범용 OS로 스마트폰에서부터 TV, 컴퓨터, 웨어러블 기기 등 다양한 제품에 쓰일 수 있다. 화웨이는 지난해 8월 훙멍을 처음 공개했으나 스마트TV 등 일부 제품에만 우선 사용하고 스마트폰 적용은 미뤄왔다.
따라서 화웨이가 스마트폰에 훙멍을 도입키로 한 것은 미국 중심의 안드로이드 생태계에서 벗어나겠다는 의지를 표현한 것으로 해석된다. 중국 정부는 미국과 장기전을 준비하고 있기 때문에 미국 제재 역시 오랫동안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이렇게 되면 안드로이드 체제도 그만큼 기간 동안 정상적인 사용이 불가능하다.
그러나 일부 분석가들은 유튜브와 지메일 등 구글 앱을 당연하게 생각하는 해외 시장에서 훙멍이 안드로이드를 대체할 수 있을지 여부에 대해선 회의적이라고 SCMP는 전했다.
아울러 비축해둔 반도체 부품이 2021년 중반에 모두 소진되면 여러 사업 부문에서 공급망을 재설계해야 하는 생사기로에 있다고 해석했다.
반면 중국 관영 글로벌타임스는 15일부터 화웨이에 대한 미국의 제재가 시작되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도 시련을 겪을 것이라고 이날 보도했다.
미국의 제재 이후 화웨이는 세계의 모든 반도체 부품을 새로 구입할 수 없게 되고, 따라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도 화웨이라는 큰 고객을 잃게 될 것이라는 논리다. 두 회사는 화웨이에 D램과 낸드 플래시 부품을 공급해 연간 10조원의 수입을 올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글로벌타임스는 "삼성과 SK하이닉스는 이번 제재에 대응해 미 상무부에 화웨이 수출 허가 신청을 한 상태"라며 "이는 화훼이의 이익을 위해서라기보단 두 회사가 큰 고객을 잃을 것을 걱정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해석했다.
샹리강 베이징 정보소비연대 사무총장은 글로벌타임스에 "한국기업들은 화웨이에 대한 공급을 끊는 것을 분명히 원하지 않지만, 트럼프 행정부가 이들을 괴롭힐 것을 우려하고 있다"면서 "한국 기업이 화웨이에 대한 공급을 장기간 중단한다면 중국 시장을 완전히 잃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jjw@fnnews.com 정지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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