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탓 공방' 이스타항공-제주항공 소송전 본격화

인천국제공항에 서 있는 이스타항공기 /사진=뉴스1

[파이낸셜뉴스] 인수·합병(M&A)이 무산된 이스타항공과 제주항공간 소송전이 본격화하고 있다. 이스타항공은 제주항공의 요구로 운항을 중단(셧다운)하면서 경영난이 심화됐다며 손해배상 소송을 청구할 예정이다. 제주항공은 이스타항공을 상대로 225억원 규모의 계약금 등 반환소송을 검토하고 있다.

20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이스타항공은 수백억원에 이르는 미지급임금이 발생한 책임을 물어 조만간 제주항공을 상대로 손해배상을 청구할 예정이다. M&A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제주항공의 요구대로 셧다운을 진행하는 바람에 매출이 발생하지 않으며 결국 임금을 지급하지 못하게 됐다는 것이다.

최종구 이스타항공 대표는 최근 입장문에서 "미지급임금은 인수합병을 추진했던 제주항공의 셧다운 요구와 매출 중단이 직접 원인"이라며 "제주항공 요구에 따른 영업 중단, 매출 동결이 없었다면 지금과 같은 상황까지 내몰리지 않았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 이스타항공의 모회사인 이스타홀딩스는 앞서 지난 17일 제주항공을 상대로 주식매수 이행 청구 소송을 내기도 했다. 승소할 경우 미지급 임금채권 등 해결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제주항공은 이 같은 소송 제기가 황당하다는 반응이다. 재매각을 진행하고 있는 상황에서 주식매수 이행을 청구하는 것은 맞지 않다는 것이다.

제주항공 관계자는 "이스타항공이 재매각을 추진하며 새로운 투자자를 찾는 것은 결국 이스타항공도 계약이 해지됐다는 점을 인정하는 것 아니냐"며 "지금 와서 주식매수 이행을 청구하는 것은 모순된 행동"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이스타항공은 이스타홀딩스가 SPA 해지권을 정식으로 행사하지는 않았지만 이를 행사할 여지가 있음을 염두에 두고 다른 매수자를 물색중이라는 설명이다.

이런 가운데 제주항공은 이스타홀딩스를 상대로 계약금 115억원과 대여금 100억원 등 총 225억원의 반환 소송을 검토하고 있다.

이에 따라 향후 제주항공과 이스타항공 간 법정공방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한편 이스타항공은 10월 중순 정도까지 사전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처음에 10곳이 넘는 인수의향 업체가 있었고, 현재 8곳 정도로 압축돼 협의가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e-mail] 김영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