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문화일반

"넷플릭스 대항할 플랫폼 키우고… 현지화된 콘텐츠 늘려야" [제7회 대한민국 문화콘텐츠포럼]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0.09.22 17:34

수정 2020.09.22 18:52

패널 토론
'신한류 확산' 위한 전문가 조언
"정부, 국가간 문화교류 등 통해
저작권 문제 등 조율·총괄해야
K팝 넘어 한국상품까지 소비
해외 한류팬에 지속적인 관심을"
'K컬처, 신한류를 열다'를 주제로 22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열린 제7회 대한민국 문화콘텐츠포럼에서 전문가들이 열띤 토론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패널토론 사회를 맡은 서병문 콘텐츠미래연구회장, 이준호 문화체육관광부 콘텐츠정책국 한류지원협력과장, 송병준 그룹에이트 대표, 박정서 다음웹툰 대표, 한경아 한국방문위원회 사무국장. 사진=김범석 기자
'K컬처, 신한류를 열다'를 주제로 22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열린 제7회 대한민국 문화콘텐츠포럼에서 전문가들이 열띤 토론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패널토론 사회를 맡은 서병문 콘텐츠미래연구회장, 이준호 문화체육관광부 콘텐츠정책국 한류지원협력과장, 송병준 그룹에이트 대표, 박정서 다음웹툰 대표, 한경아 한국방문위원회 사무국장. 사진=김범석 기자
"과거 한류가 한국, 한국인 자체의 개별적 문화 특수성에 초점을 맞췄다면 신한류는 인류 보편적 관점에서 한국에서 어떤 메시지를 세상에 전하느냐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신한류 확산을 위해 플랫폼 개선과 로컬화 시도뿐 아니라 한류 팬들에 대한 지속적인 관리도 필요하다."

파이낸셜뉴스가 22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개최한 제7회 대한민국 문화콘텐츠포럼 패널토론에 참석한 전문가들은 '신한류의 미래'를 두고 나아갈 길과 성장 방안에 대해 짚어봤다. 이날 토론은 한국문화콘텐츠진흥원 초대 및 2대 원장을 지낸 서병문 콘텐츠미래연구회장의 사회로 한국드라마제작사협회장인 송병준 그룹에이트 대표, 박정서 다음웹툰 대표, 한경아 한국방문위원회 사무국장, 이준호 문화체육관광부 콘텐츠정책국 한류지원협력과장이 패널로 참여했다.

토종 플랫폼 육성 한목소리


1997년 드라마 '사랑이 뭐길래'의 중국 진출 당시 현지 언론이 '한류(韓流)'라는 용어를 사용하면서 시작된 한류 열풍은 20년 넘게 지속돼 오면서 성장세 또한 그치지 않고 있다.
코로나19 팬데믹 상황 속에서도 K팝과 K드라마, K무비, K웹툰 등 스토리 콘텐츠는 글로벌 유통 플랫폼 속에서 순항 중이다. 이젠 단지 하나의 장르를 넘어 먹고 마시고 바르는 생활방식까지 확산되는 신한류로 확장돼가고 있다. 하지만 장벽도 만만치 않다. 정치 외교적인 문제로 과거 한류를 견인했던 일본과 중국에서의 콘텐츠 수출과 확산에 제약 또한 있다.

송병준 대표는 "동남아와 인도 시장이 개방됐지만 중국과 일본 시장이 축소됐고 국내에서는 경기 위축과 광고비 축소 등으로 드라마 업계가 곤경에 처했다"며 "내부적으로 왜곡된 제작비 구조로 인해 비용 조달을 목적으로 스타 작가와 스타 배우에게만 의존하는 경향이 심화됐고 과감한 신인 등용과 실험이 어려워지는 등 악순환이 연속되고 있다"고 짚었다. 송 대표는 또 "지금의 넷플릭스는 한류의 지속에 순기능을 하고 있지만 넷플릭스만이 하나의 플랫폼이 되어선 곤란하다"며 "스토리와 제작사 중심의 한국 토종 플랫폼 구축이 필요하며 이를 통해 어려움을 타개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박정서 대표는 "플랫폼도 필요하지만 우리의 스토리와 콘텐츠가 해외 현지에서 그 나라만의 감성으로 현지화돼 다양한 버전의 콘텐츠로 2차 제작될 수 있다면, 신한류는 더욱 큰 파급력을 가질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하며 "원천 스토리를 가진 웹툰 업체와 영화, 드라마 제작사가 함께 연합해 진출할 수 있다면 더욱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박 대표는 "영화 '스타워즈'가 국내 개봉할 당시 우리 눈이 닿는 모든 곳에 스타워즈의 상품이 깔리는 것을 보고 놀랐던 경험이 있다"며 "신한류가 온다면 웹툰 또한 스스로의 인기를 넘어 MD(머천다이즈) 시장까지 진출할 수 있도록 공략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정부, 거시적 관점서 지원해야"


신한류를 지원하고 견인하기 위해 정부가 해야 할 역할에 대해서도 많은 의견이 제시됐다. 이준호 문체부 한류지원협력과장은 "정부 차원에서 정책을 펴는 입장에서 정부는 신한류에 대해 첫째 민간 영역에서 일어나는 일에는 간여하지 않는 것과 둘째 민간 시장이 하지 못하는 부분에서 지원에 나서야 한다는 두 가지 큰 기조를 가지고 있다"며 "급격한 환경 변화 속에서 따라가지 못하는 오래된 제도들의 개선을 위해 노력하고 국가 간 문화 교류를 통해 민간이 해결하지 못하는 저작권 문제 등을 조율하고 총괄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결국 정부가 할 일은 신한류라는 방향을 구성원 모두와 공유하고 거시적 관점에서 전략을 끌어가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팬들 귀하게 여겨야 신한류 지속"


한류와 한국 문화를 사랑하는 관광객들에 대한 주의도 기울여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한경아 사무국장은 "한류 팬들의 K드라마와 K팝에 대한 관심이 결국 한국 뷰티상품, 음식, 자동차, 한국의 주거방식 등 한국산 제품에 대한 관심으로 이어지고 한국 방문에 대한 관심으로까지 이어진다"며 "단순히 한국 대중문화만 즐기는 것이 아니라 한류에 대한 관심이 한국 상품에 대한 소비로 이어지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한 사무국장은 이어 "신한류가 우리 문화를 전파하는 데만 앞장서기보다는 타국의 문화도 이해하고 존중하며 양방향의 교류를 확대시킬 수 있어야 지속될 수 있다고 본다"며 "한류를 사랑하고 이해해주는 해외 팬들을 귀하게 여기고 대할 때 그들이 현지에서도 좋은 홍보대사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특별취재팀 조용철 차장 신진아 박지현 김만기 최재성 기자 김나경 김지환 김태일 조윤진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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