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학·과학 과학

고강도 초음파로 수술없이 암·종양만 없앤다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0.09.24 12:00

수정 2020.09.24 12:00

KIST, 주변조직까지 손상되는 원리 밝혀내
향후 의료기술로 발전 가능한 기반 마련
한국과학기술연구원은 바이오닉스연구센터 박기주 박사가 인체를 모방한 모델에 고강도 집속 초음파를 이용해 파쇄하고 있다. KIST 제공
한국과학기술연구원은 바이오닉스연구센터 박기주 박사가 인체를 모방한 모델에 고강도 집속 초음파를 이용해 파쇄하고 있다. KIST 제공
[파이낸셜뉴스] 국내 연구진이 수술 칼을 대지 않고 초음파로 암이나 종양 조직만 파쇄하는 기술을 더 정교하게 사용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냈다. 이 기술이 암·종양만 없애는 의료기술로 발전돼 향후 임상에 적용되길 연구진은 기대하고 있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은 바이오닉스연구센터 박기주 박사가 고강도 집속 초음파 기술의 문제점을 해결할 수 있는 원리를 발견했다고 24일 밝혔다. 기존 초음파 의료시술은 조직을 태우는 원리지만 이 기술은 물리적으로 파쇄가 가능하다.

박기주 박사는 "이번 연구는 초음파로 조직을 파괴할때 초점에서 수증기 기포가 생긴 후 초음파 파동이 주변으로 흩어져 또 다른 기포가 만들어진다는 것을 밝혀낸 것"이라고 설명했다.


연구진은 지난해 기존 초음파 기술보다 수십배 강력한 고강도 집속 초음파를 이용해 칼로 잘라 없앤듯 종양을 깨끗하게 제거하는 원리를 밝혀냈었다.

이 기술은 열을 이용하지 않고 물리적으로 조직을 파괴한다. 원리는 강력한 초음파를 목표 지점에 쏴 생기는 수증기 기포의 운동에너지로 제거하는 것이다. 이때 주변에 2차로 미세한 여러 기포들이 생기면서 원치 않는 부위까지 손상될 수 있다.

고강도 집속초음파 기반 생체조직 파쇄 기술 개념. KIST 제공
고강도 집속초음파 기반 생체조직 파쇄 기술 개념. KIST 제공


연구진은 목표지점에서 생기는 기포가 초음파를 간섭해 주변에 2차 기포가 생긴다는 것을 알아냈다. 이같은 결과를 얻어내기 위해 연구를 진행하면서 수학모델도 개발했다. 이를통해 2차 기포가 생기는 범위를 예측해 보다 안전하게 타겟 조직만을 정밀하게 제거할 수 있는 가능성을 제시했다.

연구진은 개발한 수학모델과 현실이 일치하는지 인체 조직과 유사한 모델로 실험을 실시했다. 실험결과 초음파가 간섭되는 범위와 2차 미세기포가 만들어지는 위치가 일치하는 것을 확인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음향 분야 권위지인 '초음파 음향화학' 최신호에 게재됐다.

한편, 초음파 에너지를 신체 내 원하는 타겟 위치에 모아 고열을 발생 시키면 외과적 수술 없이 조직을 태워 괴사시킬 수 있다. 현재 이러한 방법은 자궁근종, 전립선비대증, 전립선암, 전이성 골종양 등에서 종양을 열을 이용해 파괴하는 치료 방법으로 임상에서 다양하게 사용되고 있다.
하지만 고열을 통해 조직을 태우다보니 열확산 현상에 의해서 종양 주변 조직까지도 태울 수 있는 문제가 있다.

monarch@fnnews.com 김만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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