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현지시간) 미 뉴욕타임스(NYT)는 트럼프 대통령이 대통령에 당선된 2016년과 그 이듬해 낸 소득세가 1500달러(약 176만원)에 불과하고, 최근 15년 중 10년은 소득세를 한 푼도 내지 않았다고 보도했다. NYT는 트럼프 대통령의 20여년치 소득신고 자료를 확보했다.
NYT는 "트럼프 대통령이 소유·운영하는 기업들이 적자를 신고, 그가 셀러브리티로서 벌어들인 수백만달러에 대한 과세를 피했다"고 주장했다.
NYT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NBC 방송의 리얼리티쇼 '어프렌티스' 진행과 각종 라이센싱·홍보 계약으로 수억달러를 벌어들였다. 이는 다시 트럼프 가족기업인 '트럼프 그룹'으로 투자됐다.
NYT는 '트럼프 그룹'이 수백만달러의 손실을 계속 보고 있어, 여기에 투자한 트럼프 대통령이 소득세 납부를 피해온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1990년대 초반 사업실패로 약 10억달러(약 1조1750억원)에 달하는 대규모 손실을 선언한 후, 국세청으로부터 이를 이유로 세금 7290만달러(855억원)를 환급받았다.
그는 이로 인해 10년 넘게 국세청 감사를 받고 있는데, 만약 국세청 감사에서 위법 사항이 적발될 경우 1억달러(약 1175억원) 이상 벌금으로 낼 수 있다고 한다.
폭로 직후 트럼프 대통령은 즉각 "완전한 가짜뉴스"라며 반박했다. 그는 이날 백악관 기자회견에서 "나는 많은 돈을 냈다"면서 현재 회계 감사가 이루어지고 있으며, 그 내용을 기꺼이 공개할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동안 자신의 납세 내역에 대한 공개를 거부했다. 이는 미국의 대선 후보와 대통령이 납세 내역을 공개하는 관례를 깬 것이다. 전문가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세금탈세 의혹과 기업 경영 실적이 대선 전 선거운동에서 상당한 쟁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회견에서 민주당 조 바이든 후보를 향한 '약물' 공격을 이어갔다. 그는 이날 오전 자신의 트위터에 "나는 화요일(29일) 밤 토론에 앞서 혹은 그 이후 슬리피 조(바이든 후보를 조롱하는 말)의 약물 검사를 강력히 요구할 것"이라면서 바이든 후보의 토론 실력 향상이 약물 때문이라는 글을 또다시 올렸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 발언의 진의에 대해 "농담이 아니다"라며 "많은 사람들이 그가 (토론) 실력 향상을 위해 약물을 복용한다고 말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차례로 거명하면서 "그들을 상대해야 할 때 약물의 도움을 필요로 하는 대통령이 있어선 안 된다"는 말로 거듭 약물검사를 필요성을 강조했다.
올해 74세인 트럼프 대통령은 그동안에도 바이든 후보가 자신보다 고령(77세)임을 들어 그의 '정신건강' 문제를 꾸준히 제기해왔다.
트럼프 대통령과 바이든 후보의 첫 TV토론은 오는 29일 오하이오주 클리블랜드에서 진행된다. 90분에 걸친 첫 토론 주제 신임 대법관 임명, 코로나19, 경제, 대도시의 인종차별 및 폭력시위 문제 등 6가지다. 올해 TV토론은 코로나19 여파로 활발한 현장 유세가 어려워진 상황이라 중요성이 유독 크다. 예년보다 높은 시청률을 기록, 1억명을 돌파할 수 있을 것이라는 예상도 나온다.
imne@fnnews.com 홍예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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