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11월 미국 대선을 앞두고 첫 TV 토론이 진행된 가운데 최악의 토론이었다는 혹평이 쏟아졌다. 증시 역시 장외 시장에서 하락세를 보였으며 시장에서는 불확실성이 더욱 커졌다는 반응이 나왔다.
29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이에 맞서는 조 바이든 민주당 대선 후보는 오하이오주 클리블랜드에 있는 케이스웨스턴리저브 대학에서 1차 TV 토론을 진행했다. 두 후보는 과거 이력과 연방대법관 임명 문제, 코로나19, 경제, 인종차별, 청렴성을 포함해 6개 주제로 토론을 벌였다. CNN은 토론 직후 이번 토론이 “절대적으로 끔찍한 토론”이었다고 못을 박았다.
CNN은 우선 트럼프가 약 90분 동안 토론을 주도하기는 했지만 끊임없이 상대의 말을 자르고 끼어들었다며 양측이 사전에 협의한 규칙이 무색해졌다고 지적했다. 진행자였던 크리스 월러스 폭스뉴스 앵커는 토론 시작 9분 만에 트럼프의 끼어들기를 제지했지만 결국 말릴 수는 없었다. 월러스는 토론 내내 토론 규칙을 위반한 트럼프의 발언을 막지 못했고 바이든 역시 제대로 통제하지 못했다. CNN은 트럼프가 규칙을 무시하는 바람에 발언을 끊임없이 이어갔지만 결국 기존 견해를 반복하기만 했다며 민주당 유권자들을 설득할만한 주장을 펴지 못했다고 평가했다.
바이든 역시 실책을 범했다. 그는 토론 중반까지는 평정심을 유지하고 자신의 의견을 표현했지만 거칠어지는 트럼프의 공격에 휘말려 진흙탕 싸움을 벌였다. 바이든은 연방대법원 내 정치 성향과 관련된 질문에서 트럼프가 계속 말참견을 하자 "이봐, 입 좀 닫아주시지?"라고 말해 시청자들에게 충격을 줬다. CNN은 백악관의 정치적 존엄성을 회복하겠다고 주장했던 바이든이 스스로 품격을 떨어뜨리는 행동을 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번 토론으로 양측 지지자들이 기존 입장을 바꿀 가능성이 매우 낮다고 평가했다.
토론 직후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 선물 시장은 338포인트 급락했으며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및 나스닥 선물 또한 하락세를 보였다. 미 경제 매체 CNBC는 투자자들이 이번 토론으로 대선 승자가 분명해지면서 불확실성이 사라지길 기대했지만 그렇지 않았다고 전했다. 미 투자사 KKM 파이낸셜의 다니엘 데밍 이사는 “아주 긴 밤이었고 정리해야 할 것이 많다”며 “선거일(11월 3일) 까지 현 상황이 계속된다는 것이 분명해졌다”라고 말했다. 그는 “이번 토론 이후 단기적인 변동성 압박이 줄어들지 않을 것이며 오히려 불확실성이 더욱 커졌다”고 설명했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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