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문화일반

웹툰 불법유통 속도는 5G, 정부 대응은 2G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0.10.07 08:10

수정 2020.10.07 08:10

웹툰 사이트 ‘불법:합법=258:17’
웹툰 합법 유통 사이트(플랫폼, 연도별) /사진=한국콘텐츠진흥원
웹툰 합법 유통 사이트(플랫폼, 연도별) /사진=한국콘텐츠진흥원

[파이낸셜뉴스] 웹툰 불법 유통 조직은 날이 갈수록 활개를 치는데, 정부의 대응은 이를 전혀 쫓아가지 못하고 있는 사실이 정부 자료로 확인됐다.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윤상현 의원이 문화체육관광부 공공기관인 한국콘텐츠진흥원으로부터 제출받은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2016년에 3개에 불과했던 웹툰 불법 유통 사이트 누적 수는 △2017년에 110개(신규 107개) △2018년에 145개(신규 35개) △2019년에 244개(신규 99개)로 계속 증가해 △올해 현재 258개(신규 14개)에 달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반면, 웹툰 합법 유통 사이트 수는 오히려 점점 감소해 △2018년 40개에서 △2019년 38개, 그리고 △올해 현재 33개로 줄어들었다. 그나마도 실질적으로 활발하게 한국작품을 연재하며 운영하는 사이트는 33개 중 절반인 17개 사이트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웹툰 세계에서 불법 유통은 5G 속도인데, 정부 대응은 2G인 꼴이다.


실제로 문화체육관광부와 경찰청이 2018~2019년 2년 동안 단속해 폐쇄한 웹툰 불법 유통 사이트는 19개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문화체육관광부가 제출한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정부는 2018년에 처음으로 정부 합동단속을 실시해, 「밤토끼, 아저시, 가즈아툰, 몽쿠툰, 코인툰, 툰가, 투니팡, 야한키티, 나이스툰, 38먹튀동대, 먹튀하우스, 툰앤툰」 등 12개 웹툰 불법 유통 사이트를 폐쇄했고, 지난해 두 번째 단속에서는 ‘어른아이닷컴, 벅스클럽, 먹튀썰전, 미리툰, 호두코믹스, 먹튀지식인, 천툰’ 등 7개 사이트를 폐쇄하는데 그쳤다.

그나마도 사법 처리에 이르지 못하고 내사 종결하거나 기소 중지된 사례가 2018년에 단속한 12개 사이트 중 8개. 지난해에는 7개 중 5개였다. ‘정부 합동단속’이라는 거창한 말이 무안한 지경이다. 이런 뒷북 수사, 단죄하지 못하는 수사로는 웹툰 불법 유통의 날개를 꺾을 수 없다.

문제는 속도다. 웹툰 불법 유통 사이트들은 도메인 변경 속도를 가속화시키며 날이 갈수록 지능화하고 있다. 반면, 정부의 단속은 ‘상시’도 아닌 ‘기간 단속’에 그치고 있다. 2018년 1차 단속기간은 5월부터 12월까지였고, 2019년 2차 단속은 그보다 더 줄어서 8월부터 12월까지였다. 올해 3차 정부 합동단속 일정도 8월부터 12월까지이다. 이래선 웹툰 불법 유통 속도를 전혀 따라잡을 수 없다.

윤 의원은 “정부는 △신속대응팀과 △전담수사반을 신설해 강력한 ‘연중 상시단속체계’를 구축해야 한다.
그러려면 먼저 요구되는 것이 정부 의사결정권자의 관심이다. ‘정부의 무관심’은 불법과 무원칙의 급속한 확산을 용인한다.
웹툰 불법 유통이 저작권 침해를 넘어, 준법과 원칙준수의 사회의식을 무너뜨린다는 경각심으로 강력한 차단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yccho@fnnews.com 조용철 기자

fnSurv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