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대기업

특유의 촌철살인...시대 꿰뚫은 이건희 회장의 '말말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0.10.25 14:24

수정 2020.10.25 14:55

고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사진=뉴스1화상
고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사진=뉴스1화상


[파이낸셜뉴스]25일 별세한 고 이건희 회장(사진)은 특유의 투박하고 직설적인 '촌철살인' 화법을 통해 '초일류', '신경영' 등 경영전반을 아우르는 숱한 어록을 남기며 삼성이 글로벌 기업이 도약할 수 있도록 초석을 다졌다. 변화와 혁신을 통해 위기를 극복하고 위기를 새로운 기회로 삼아야 한다는 경영철학은 우리경제와 사회 변화에 긍정적 영향을 끼쳤다는 평가다. 다음은 이건희 회장이 남긴 주요 발언들.

△삼성은 이미 한 개인이나 가족의 차원을 넘어 국민적 기업이 되었습니다. 삼성이 지금까지 쌓아 온 훌륭한 전통과 창업주의 유지를 계승하여 이를 더욱 발전시켜 나갈 것이며, 미래 지향적이고 도전적인 경영을 통해 삼성을 세계적인 초일류 기업으로 성장시킬 것입니다.(1987년 12월 호암아트홀 회장 취임사)

△오는 1990년대까지 삼성그룹을 세계적인 초일류기업으로 발전시키겠으며 앞으로 각종 사회봉사사업을 비롯한 문화진흥 활동을 전개하기 위한 별도의 기구를 구성하겠다.
(1988년 3월 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 제2창업 선언)

△국제화 시대에 변하지 않으면 영원히 2류나 2.5류가 될 것입니다. 지금처럼 잘해봐야 1.5류입니다. 마누라와 자식 빼고 다 바꿉시다.(1993년 6월 프랑크푸르트 선언)

△우리는 지금 가슴 벅찬 미래를 향한 출발 선상에 서있습니다. 우리의 목표는 초일류이며, 방향은 하나로 눈은 세계로 그리고 꿈은 미래에 두고 힘차게 앞으로 나아갑시다.(1994년 삼성가족 한마음 축제)

△다가올 21세기는 문화의 시대이자 지적 자산이 기업의 가치를 결정짓는 시대입니다. 기업도 단순히 제품을 파는 시대를 지나 기업의 철학과 문화를 팔아야만 하는 시대라는 뜻입니다. 디자인과 같은 소프트한 창의력이 기업의 소중한 자산이자 21세기 기업경영의 최후의 승부처가 될 것이라고 확신하고 있습니다.(1996년 1월 신년사)

△바람이 강하게 불수록 연은 더 높게 뜰 수 있다고 합니다.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위기를 도약의 계기로, 불황을 체질강화의 디딤돌로 삼을 수 있는 땀과 희생, 그리고 용기와 지혜입니다.(1998년 1월 신년사)

△디지털 시대의 경쟁력은 지식과 브랜드, 디자인과 같은 소프트한 분야들이 좌우할 것입니다. 남들이 흉내 낼 수 없는 삼성만의 소프트를 창출하는 것, 그것이 바로 일류 경쟁력 확보의 지름길입니다.(2004년 1월 신년사)

△지금이 진짜 위기다. 글로벌 일류기업들이 무너지고 있다. 삼성도 언제 어떻게 될 지 모른다. 앞으로 10년 내에 삼성을 대표하는 사업과 제품은 대부분 사라질 것이다. 다시 시작해야 된다. 머뭇거릴 시간이 없다. 앞만 보고 가자.(2010년 3월 경영 복귀)

△환경 보전과 에너지 고갈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각국 정부도 녹색산업에 투자하고 있다. 또 인류의 건강과 삶의 질을 높이는 사업은 기업의 사명이기도 하다. 다른 글로벌 기업들이 머뭇거릴 때 과감하게 투자해서 기회를 선점하고 국가 경제에도 보탬이 되도록 해야 한다.(2010년 5월 신사업 관련 사장단 회의)

△소프트웨어, 디자인, 서비스 등 소프트기술의 경쟁력이 무엇보다 중요해지고 있다. 필요한 기술은 악착같이 배워서 반드시 확보해야 한다. 지금은 특허 경쟁의 시대이며, 기존 사업뿐 아니라 미래 사업에 필요한 기술이나 특허는 투자 차원에서라도 미리미리 확보해 두어야 한다. (2011년 7월 선진제품 비교 전시회 참관)

△전부 저보고 했다고 하는데 이건 대한민국 국민 여러분이 이렇게 만든 것입니다. 평창 유치팀들이 고생이 많았습니다. 특히, 대통령께서 오셔서 전체 분위기를 올려 놓았기 때문에 이런 것들이 합쳐져서 이뤄진 것 같습니다. 저는 조그만 부분만 담당했을 뿐입니다.
(2011년 7월 남아공 IOC 총회에서 평창 유치 성공 후)

△한치 앞을 내다보기 어려운 불확실성 속에서 변화의 주도권을 잡기 위해서는 시장과 기술의 한계를 돌파해야 합니다. 남보다 높은 곳에서 더 멀리 보고 새로운 기술, 새로운 시장을 만들어 냅시다.
핵심 사업은 누구도 따라올 수 없는 경쟁력을 확보하는 한편, 산업과 기술의 융합화·복합화에 눈을 돌려 신사업을 개척해야 합니다.(2014년 신년사)

kim091@fnnews.com 김영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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