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가수를 꿈꾸던 20대 여성 뮤지션의 사망 소식이 뒤늦게 알려지면서 이 여성이 가수이자 작곡가로부터 불법촬영과 성폭행을 당한 이후 극단적 선택을 했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경찰 수사도 급물살을 타면서 현재 성범죄 혐의를 받고 있는 B씨는 형사 입건된 상태다.
지난 3일 MBC 뉴스데스크 보도에 따르면, 지난 4월 가수 지망생 A씨(27)를 사망으로 몰고 간 가해자로 기타리스트 출신 가수이자 작곡가 B씨가 지목됐다.
그러면서 A씨는 자택에서 “사람에게 상처받고 고통받았다”는 내용의 유서를 남긴 채 숨진 상태로 발견됐다고 전했다. A씨는 그간 아르바이트로 생계를 유지하며 밴드 활동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보도에 따르면 유족은 이 죽음이 작곡가이자 가수인 전 남자친구가 약을 탄 술 먹인 뒤 불법 촬영과 성범죄를 저지른 것과의 관련성을 주장하며 고발했다.
성범죄 의혹은 A씨 아버지가 숨진 딸의 휴대전화에서 뜻밖의 대화를 발견하면서다. 딸이 숨지기 두 달 전 "술에 약을 탔다", "나한테 더 못할 짓 한 걸 뒤늦게 알았다. 아무것도 못하겠고 정신이 이상해지는 것 같다"면서 지인에게 호소하는 내용이 들어있었다.
A씨가 지목한 가해자는 한 때 사귀었던 가수이자 작곡가 B씨로, 최근 유명 아이돌 그룹의 음반 작업에 참여한 것으로도 알려졌다.
A씨 지인들은 "두 사람이 교제하던 당시 A씨가 불법 촬영과 성폭력을 당했다"고 털어놨다고 증언했다. 지인들은 하나같이 "B씨가 보낸 불법 촬영 영상에 A씨가 고통스러워했다"고 말했다.
한 지인은 “(A씨가) 양주 한 모금 정도 마셨는데 거품을 물고 자기가 쓰러졌다는 겁니다. 자기가 기억을 잃고 침대에 옷을, 다 나체로 벗은 상태로 누워있었고, 동영상을 찍었다고 그런 얘기를 들었다”라고 전했다.
현재 해당 사건을 수사 중인 경찰은 B씨를 성폭력범죄처벌법과 강간치상 혐의로 형사 입건한 것으로 확인됐다. 또한 경찰은 B씨 자택 압수수색을 통해 확보한 휴대전화와 컴퓨터 등에 대한 디지털 증거 분석 작업도 진행 중이다.
하지만 B씨는 성범죄 혐의를 꾸준히 부인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B씨는 MBC 취재진에 문자를 보내 "제가 기억하는 한, 제가 가지고 있는 여러 기록 상 그런 일은 없었다"며 "교제하던 시점에서 대략 반년 후 느닷없이 꺼낸 이야기들은 사실이 아니며, 실체적 진실을 밝히는 데 자신이 누구보다 협조하고 있다"고 말했다.
B씨 변호인 역시 "고발인의 일방적인 주장"이라며 "B씨는 법적으로나 도덕적으로나 비난 받을 행동을 한 적이 없다"고 반박했다.
taeil0808@fnnews.com 김태일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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