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대선 결과 촉각...동북아, 아태지역 질서 주시
누가 되든 대중국 견제책은 지속, 정도의 차이
인도태평양 구상, '아시아판 NATO로 가느냐 마느냐' 탐색전
누가 되든 대중국 견제책은 지속, 정도의 차이
인도태평양 구상, '아시아판 NATO로 가느냐 마느냐' 탐색전
【도쿄·베이징=조은효 정지우 특파원】 중·일 양국이 4일 미국 대선 결과를 주시하며, 주변국들과 발빠르게 연쇄 접촉을 모색하고 있다.
스가 요시히데 일본 총리는 미국 대선 직후인 이달 중순 일본을 방문하는 스콧 모리슨 호주 총리와 정상회담을 통해 '대중국 포위망' 문제를 집중 논의할 전망이다. 양측은 일본 자위대와 호주군간 연합훈련에 관한 조약도 체결하는 방향이라고 요미우리신문이 일본 정부 관계자를 인용해 보도했다.
일·호주 정상의 발빠른 회동은 그간 미·일이 주축이 돼 추진해 온 '인도·태평양 구상'의 향배가 양자간 핵심 이슈로 떠올랐기 때문이다. 일본과 호주는 인도·태평양 구상의 핵심 멤버다.
미국 대선에서 누가 승리하든 미국의 중국 견제는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나, 수위 조절의 문제가 남아 있기 때문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승리할 경우,'인도·태평양 구상'에 참여하는 미국, 일본, 인도, 호주간 비공식 안보협의체인 '쿼드(Quad)'를 기반으로 아시아·태평양판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창설 구상이 한층 힘을 받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 경우, 한국의 참여 압박이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실제, 쿼드 4개국은 이미 전날부터 연례 합동 해상 군사훈련인 '말라바르'를 인도양 동북부 벵골만에서 시작했다. 1992년부터 시작된 미국·인도간 군사훈련에 일본 해상자위대가 2015년부터 고정 멤버로 뛰어들었으며, 올해부터는 그간 중국의 반발로 참여를 자제해 온 호주가 13년만에 가세했다.
민주당이 정권을 잡아도 대중국 포위망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나, 기후변화 등의 일부 사안에서 협력이 기류가 피어날 수 있다.
일본이 주시하는 게 이 부분이다. 중국은 일본의 최대 무역상대국이다. 일본으로서도 '안보따로, 경제따로' 실리외교를 펼칠 외교적 공간이 확보되기 때문이다.
대신, 중국의 해상 진출 문제에 있어선 민주당 정권의 대처가 미온적이지 않을까 내심 불안한 눈치다. 또 민주당 정권이 펼칠 각종 환경규제로 자동차 업계 등 일본의 산업계가 어려움에 직면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모테기 도시미쓰 일본 외무상은 지난달 29일 자신의 자민당 파벌인 다케시타파 모임에서 "어느 쪽이 이기더라도 '미국 제일주의'의 흐름은 바뀌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은 미 대선 결과에 주목하면서도 전망 등에 대해선 여전히 조심스러운 표정이다.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의 자매지 환구시보는 "트럼프 대통령이든 민주당 조 바이든 후보든 중국에 대한 강경책을 주창하고 있다"면서 "이들은 누가 더 중국에 강경한지를 놓고 서로 경쟁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아태지역에서 기본적으로 대중국 봉쇄는 공화당, 민주당 할 것 없이 관통하는 부분이기 때문이다. 다만, 정도의 차이에 주목하는 모습이다.
이런 상황에서 역대 '최악의 관계'라는 중·일간 접촉도 주목된다. 왕이 중국 외교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장관)이 이달 말 일본을 방문, 모테기 도시미쓰 외무상과 양자회담을 한다. 이어 스가 총리 예방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당장의 현안인 중·일간 왕래 재개, 중국 정부 선박의 센카쿠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접근, 연기된 시진핑 국가주석의 방일 등을 논의하면서, 양자 관계를 둘러싼 치열한 탐색전을 펼칠 것으로 보인다.
ehcho@fnnews.com 조은효 정지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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