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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변덕에 신물 난 CEO들, 예측가능한 바이든에 안도 [미국 바이든 시대]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0.11.09 18:30

수정 2020.11.09 18:54

일관된 경제정책 기대감
대규모 증세·규제 예고에도
장기적으로 긍정적 평가
'독과점' IT공룡들은 불안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왼쪽)이 8일(현지시간) 오전 가족과 함께 델라웨어주 그린빌 소재 브랜디와인 성요셉 성당에서 주일 미사에 참석한 뒤 인근의 가족묘지를 찾았다. 이곳에는 첫 번째 부인 닐리아와 장남 보, 딸 나오미 등이 묻혀 있다. AP뉴시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왼쪽)이 8일(현지시간) 오전 가족과 함께 델라웨어주 그린빌 소재 브랜디와인 성요셉 성당에서 주일 미사에 참석한 뒤 인근의 가족묘지를 찾았다. 이곳에는 첫 번째 부인 닐리아와 장남 보, 딸 나오미 등이 묻혀 있다. AP뉴시스
미국 기업 최고경영자(CEO)들이 민주당 조 바이든 당선인의 대선 승리에 대해 트럼프 행정부와 달리 일관된 경제정책을 펼칠 것으로 기대했다.

기업인들은 손바닥 뒤집듯이 수시로 바뀌는 트럼프 정부의 무역정책이나 대통령이 주기적으로 트위터에 쏟아내는 변덕에 신물이 난 것으로 전해졌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8일(현지시간) CEO들과 인터뷰 결과 많은 응답자들이 향후 백악관의 불확실성이 줄어들 것이란 기대감이 컸다고 전했다.

응답자들이 바이든의 정책에 모두 동의하진 않지만 그가 앞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보다 조용하고 공개적으로 분란을 일으키지 않을 것이라고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또 CEO들은 바이든 당선인이 대규모 증세와 규제를 예고했지만 이전 정부보다 정책 수행 면에서 조용하고 일관적인 지도자라서 장기적으로는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안정적 경제정책에 기대감


미 시카고의 자동차부품업체인 UGN의 피터 앤서니 CEO는 WSJ를 통해 바이든이 중도로 보인다며 "앞으로 정치가 더 안정적으로 바뀔 것이기 때문에 사업하기 좀 더 쉬워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게임을 하려면 규칙을 알아야 한다"며 "기업인들은 바이든과 만나면 그가 무엇을 원하는지 알 수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본사가 바이든 자택과 같은 델라웨어주에 위치한 화학기업 듀폰의 엘란 쿨먼 전 CEO는 델라웨어주 윌밍턴에서 바이든과 같은 성당을 다녔다며 "그는 매우 직관적인 사람이다"라고 말했다. 쿨먼은 "바이든은 궤변을 하지 않았고, 비록 그의 의견에 전부 동의하지는 않지만 그를 존중한다"고 밝혔다. 일본 음료업체인 산토리의 니나미 다케시 CEO는 바이든 정부가 트럼프 정부처럼 "관세를 방패처럼 쓰지는 않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CEO들은 일단 바이든 정부가 갈라진 국론을 합쳐 국내에 가득한 긴장과 불안을 해소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JP모간의 제이미 다이먼 CEO는 "지금은 통합의 시간"이라며 "우리는 선거 결과를 존중하고, 유권자의 선택을 기리며, 평화로운 정권 이양을 지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마이크로소프트의 브래드 스미스 사장 겸 최고법률책임자(CLO)도 자신의 블로그에 "우리는 지금 사회적인 문제들이 계속 불거질수록 미국 내부와 나머지 세계의 협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적었다.

공화당 의회 약진에도 주목


그러나 바이든 정부의 행보에 긴장하는 경영자들도 있다. 바이든은 현재 37%인 개인소득세 최고세율을 39.6%로 올리고, 21%인 법인세율도 28%까지 높이겠다고 선언했다.

동시에 친환경 정책을 위해 국유지의 신규 석유·천연가스 개발을 금지한다고 예고했다. 일리노이주 금속 제조업체인 HM제조의 니콜라 볼터 CEO는 바이든 정부의 세제안을 확인하기 전까지 설비 구입을 미루고 있다며 "세금을 더 내기 싫고, 임금을 깎거나 자동화로 직원을 대체하는 대안을 고민하고 싶지도 않다"고 밝혔다.


특히 IT기업들은 최근 민주당이 IT기업의 독과점을 문제 삼으며 강제분할까지 거론하자 살얼음판을 걷는 상황이다. 민주당이 주도하는 하원 내 반독점소위원회는 지난달 보고서에서 구글과 애플을 비롯한 4대 IT기업들이 독점적 영향력을 행사한다는 보고서를 내놨다.


CEO들은 그나마 공화당이 의회 내 세력을 유지하면서 안도하는 모습이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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