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한국판 뉴딜의 성공을 위해 재정투자의 경제성을 확보하고 민간 투자를 활성화하는 것이 필수적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한국경제연구원은 12일 '성장 없는 산업정책과 향후 개선방안' 보고서를 통해 재정투자에 대한 예비타당성 평가에서 경제성이 강조돼야 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보고서는 현 정부의 대표적인 산업정책이자 성장전략인 '혁신성장'이 혁신과 성장 양쪽에서 부진했다고 평가하고 한국판 뉴딜에서는 이같은 전철을 밟지 않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경연은 지난 2018년과 2019년 2년 동안 혁신성장과 밀접한 산업인 '컴퓨터 전자 및 광학기기' '전기장비' '기계 및 장비' 제조업에서 설비투자증가율이 기타 제조업과 전체산업 수치보다 훨씬 큰 폭으로 감소했다고 분석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전체산업의 설비투자증가율은 2018년 -2.3%와 2019년 -7.5%로 감소한데 비해 컴퓨터 전자 및 광학기기 제조업(-10.2%, -20.0%), 전기장비 제조업(-6.7%, -10.9%)은 전체평균을 크게 밑돌았다. 투자증가율은 기저효과가 큰 변수임을 감안할 때 2년 연속 역성장을 기록한 것은 이례적이다.
보고서는 혁신성장의 목표인 생산성 향상도 달성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기업 자본생산성 지표인 총자본투자효율은 2017년 18.8%에서 2019년 16.9%로, 같은 기간 설비투자효율은 61.0%에서 54.8%로, 기계투자효율은 269.8%에서 249.0%로 각각 하락했다.
보고서는 혁신성장의 경제적 성과부진의 주요원인으로 정부 핵심 경제정책들 간의 부조화를 꼽았다. 현 정부가 내세우는 또 다른 핵심 경제정책인 소득주도성장과 공정경제는 그 성격상 혁신성장과는 정반대의 정책방향을 가진다는 것이다.
생산성과 괴리된 임금인상, 기업가정신을 위축시키는 지배구조 규제와 같은 정책방향은 혁신을 통한 생산성 향상, 창의력이 발휘되는 경제시스템 등을 핵심요소로 하는 혁신기반 성장을 저해한다는 게 한경연의 설명이다.
보고서는 3년 간 투자액 67조7000억원의 재정을 쏟는 한국판 뉴딜이 과거 어느 성장전략의 재정 규모보다 크다면서 경제성 확보가 정책성과에 큰 영향을 미친다고 주장했다.
정책의 최종목표인 경제 패러다임의 전환은 경제적 성과가 뒷받침되지 않으면 이뤄질 수 없고 이를 위해 예비타당성조사 제도에서 재정투자의 경제성 확보가 필요하다는 의미다.
이태규 연구위원은 "예비타당성조사 제도의 개편으로 평가요소 중 경제성의 비중이 줄어들고 있다"며 "재정투자를 근간으로 하고 있는 뉴딜 정책의 경제적 성과 확보를 위해서는 경제성이 보다 강조되는 방식으로 예비타당성조사 제도가 운영돼야 한다"고 말했다.
km@fnnews.com 김경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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