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대기업

전기·자율주행차 '천국' 싱가포르에 공 들이는 정의선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0.11.15 17:11

수정 2020.11.15 19:39

2019년 10월부터 서부 공공도로
주율주행 시험구간으로 제공 등
싱가포르 정부, 적극 지원·혜택
2022년부터 무인버스도 운행
모빌리티 기업 최적의 테스트베드
현대차그룹 싱가포르 글로벌 혁신센터 조감도
현대차그룹 싱가포르 글로벌 혁신센터 조감도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현대자동차그룹이 동남아 모빌리티 사업의 거점으로 싱가포르를 선정하고 공을 들이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가장 큰 이유는 싱가포르가 대기오염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정부 차원에서 전기차·자율주행차 등 미래 모빌리티 부문에 대한 투자에 적극적이고, 관련 분야에 대해 파격적인 혜택을 제공하고 있기 때문이다. 스마트 모빌리티 솔루션 기업으로 변신하는 현대차그룹의 테스트 베드로서 최적지라는 분석이다.

■규제적고 정부가 적극지원

15일 현대차그룹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가 싱가포르에 공을 들이는 이유는 정부 차원에서 친환경차를 밀고 있다는 게 가장 큰 이유다.

대기오염 문제로 골치를 겪고 있는 싱가포르는 지난 2018년 차량배출가스 제도(VES)를 도입해 오염물질 배출 수준이 높은 차량 구매시 약 800만~2400만원을 추가로 지불하도록 했다.
특히 일반차량보다 주행거리가 많은 택시를 친환경차량으로 유도하기 위해 오염물질 배출에 대한 과징금을 50% 더 높게 책정했다. 현대차가 친환경 차량을 연이어 공급할 수 있었던 이유다.

자율주행차에 대해서도 세계에서 가장 개방적이다. 가장 파격적인 결정은 2019년 10월 싱가포르 서부지역의 모든 공공도로를 자율주행 시험구간으로 제공한 것이다. 1000Km에 달하는 이 도로는 싱가포르 국토의 10분에 1을 차지한다. 뿐만 아니라 오는 2022년부터 무인 버스도 운행한다는 목표다.

대외개방형 경제를 추구하는데다 완성차 업체가 없기 때문에 현대차그룹이 진출하기에 장벽이 낮다. 전기차 시장 진출을 선언했던 가전업체 다이슨이 생산시설을 싱가포르에 설치하는 방안을 검토했을 정도다. 현대차 관계자는 "싱가포르는 규제가 적고 지역적으로 아시아 시장 진출을 위한 요충지"라면서 "스마트 모빌리티 기업으로 전환을 추진하는 상황에서 최적의 테스트 베드가 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싱가포르에 대규모 투자·협력

이 때문에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싱가포르에 대규모 투자와 협력 등 많은 공을 들이고 있다.

정 회장은 오는 2022년말 완공을 목표로 싱가포르 주롱 혁신단지에 3400억원을 투자해 개방형 혁신 기지(오픈이노베이션 랩) '현대차그룹 싱가포르 글로벌 혁신센터(HMGICS)'를 짓고 있다. 부지 4만4000㎡, 연면적 9만㎡, 지상 7층 규모의 HMGICS에는 자동차 주문부터 생산, 시승, 인도 및 서비스까지 고객의 자동차 생애주기 가치사슬 전반을 연구하고 실증하게 된다. 특히 연간 3만대 가량의 전기차도 생산할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주에는 싱가포르 국영 전기·가스공급업체 SP그룹과 '전동화 생태계 구축 및 배터리 활용 신사업 발굴을 위한 사업협약'도 체결했다.
SP그룹은 연말까지 1000여개의 전기충전소를 확보할 예정이어서 현대차그룹은 충전시스템을 활용한 배터리 구독 및 관리 서비스, 배터리 재사용, 배터리 재활용 등 신사업 모델을 발굴할 계획이다.

이외에도 싱가포르에 친환경차를 잇따라 공급하며 시장을 넓히고 있다.
2018년 싱가포르 최대 택시업체 컴포트 델그로에 아이오닉 하이브리드 1200대를 공급한데 이어 지난해에 다시 2000대를 추가공급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cynical73@fnnews.com 김병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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