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7위 수준의 초대형 항공사 탄생
KCGI "국민의 혈세로 조원태 회장 경영권 방어" 반대
KCGI "국민의 혈세로 조원태 회장 경영권 방어" 반대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16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제25차 산업경쟁력강화 관계장관회의'를 열고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으로부터 항공운송산업의 경쟁력 제고방안에 대해 보고받았다. 산업은행이 대한항공 모회사 한진칼 유상증자에 5000억원을 출자하고 3000억원 규모의 교환사채(EB)를 인수하는 등 총 8000억원을 투입해 아시아나항공을 인수하는 것이 이날 보고의 골자다.
한진그룹 지배구조 최상단에 있는 한진칼에 제3자 배정 유상증자 방식으로 산은이 자금을 투입하면 한진칼이 증자 대금으로 금호산업이 보유한 아시아나항공 지분(30.77%)을 사들이는 방안이 추진될 것으로 보인다. 한진칼은 산은과 수출입은행 지원을 받아 대한항공 유상증자에 자금을 투입할 것으로 알려졌다. 대한항공은 2조5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추진할 예정이다. 인수가 마무리되면 국내 1, 2위 항공사가 '한 지붕' 아래 놓이는 셈이다.
이에 따라 대한항공은 이번 주 내로 인수 의향서(LOI)를 아시아나항공에 제출할 것으로 예상된다. 대한항공이 아시아나항공을 인수하면 세계 7위권으로 순위가 상승한다. 국제항공운송협회(IATA)가 발간한 '세계 항공 운송 통계 2020'에 따르면 지난해 여객 및 화물 운송 실적 기준 대한항공 19위, 아시아나항공 29위이며, 국제 여객 RPK(항공편당 유상승객 수에 비행거리를 곱한 것) 기준으로 대한항공은 18위, 아시아나항공은 32위다.
국제 여객 수송 기준으론 대한항공이 19위, 아시아나항공이 36위로 합치면 10위가 되고, 국제 화물 수송 기준으로는 대한항공 5위, 아시아나항공 23위로 합치면 캐세이퍼시픽을 제치고 3위에 오른다. 지난해 기준 매출은 대한항공(12조2000억원)과 아시아나항공(6조9000억원)을 합쳐 약 20조원이 되고, 자산은 40조원이 된다. 비용 절감과 중복 노선 간소화를 통한 수익성 개선, 노선 연결편과 마일리지 통합까지 소비자 편익도 증대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산은이 한진그룹의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밀어붙이면서 정부가 국민의 혈세로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의 경영권 방어를 돕는 것이란 비판은 피하기 어렵게 됐다.
이날 KCGI 측은 "조원태 회장의 단 1원의 사재출연도 없이, 오직 국민의 혈세만을 이용해 한진그룹 경영권 방어 및 아시아나 항공까지 인수하려는 시도를 강력히 반대한다"며 "'주주 전체를 상대로 유상증자를 실시하고 실권이 생기면 산업은행에 배정하는 방식'이 공정하고 합리적"이라는 입장을 발표했다.
fact0514@fnnews.com 김용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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