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임대차법에 실수요자 '패닉바잉'
비규제지 중심 전국 집값 모두 상승
"전세가율 높은 강북·수도권 더 위험"
비규제지 중심 전국 집값 모두 상승
"전세가율 높은 강북·수도권 더 위험"
서울 등 수도권과 지방 집값이 모두 상승하는 '슈퍼불장'이 벌어지고 있다. 새 임대차법으로 심각해진 전세난과 계속되는 집값 상승세에 실수요자들이 다시 '패닉바잉'(공포 매수)에 나서고 투자자들이 비규제지역 위주로 진입하면서 전국적으로 집값을 밀어올리고 있다.
11월 30일 부동산 시장과 KB부동산리브온에 따르면 최근 집값 하락지역을 찾아보기 어려울 정도로 전국적인 집값 상승세가 뜨겁다. 11월 23일 기준 전주 대비 부산진구(2.42%)를 비롯해 부산 일대가 1~2%의 상승률을 기록했고, 울산 남구(2.32%), 김포(1.34%), 파주(1.25%) 등도 높은 상승세를 보였다.
5개 광역시(0.73%)는 울산(1.25%), 부산(1.06%), 대전(0.54%), 대구(0.51%), 광주(0.31%)가 모두 상승했고, 광역시 이외 기타 지방(0.28%)도 하락 지역이 단 한 곳도 나오지 않았다.
한 전문가는 "부산 해운대 등 5개구가 조정대상지역으로 지정된 뒤 부산 진구와 금정구, 강서구 등으로 폭등세가 전이되고 있다"며 "대구 수성구 역시 조정대상지역으로 지정되자 인근의 포항과 구미, 경산 지역으로 투자자들이 옮겨가고 있으며 규제를 피해간 울산도 급등 중"이라고 전했다. 수도권도 김포가 조정대상지역으로 지정된 뒤 파주로 불이 옮겨 붙었다. 그는 "지방 비규제지역 아파트 분양권은 매물이 나오면 대기자들이 숨도 안쉬고 계약금을 입금한다고 해서 '무호흡 투자'라는 우스갯 소리도 나온다"고 덧붙였다.
각종 규제로 잠잠하던 서울 역시 분위기가 달라졌다. 서울의 매매가격은 0.31% 상승률을 보이며 지난주(0.29%) 상승률보다 소폭 확대됐다. 서울 매수우위지수는 94.5로 100에 가까운 수치를 보이며 매수세가 점차 회복하는 분위기다.
또다른 전문가는 "저금리에 유동성이 넘쳐나는 상황에서 지방 상승장에서 차익을 남긴 투자자들이 다시 수도권 시장으로 재진입하고 있다"며 "집값 상승 기대감에 현금 여력이 있는 다주택자들 역시 갭투자에 나서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저금리와 풍부한 유동성 장세에 정부의 실효성 낮은 전세대책과 주택·공급대책이 전세값과 매매값에 불을 붙였다고 지적했다.
이춘란 리얼리치에셋 대표는 "서울과 수도권의 경우 정부의 주택공급 및 전세대책에 실망하고 과천 지식정보타운(지정타) 등에서 높은 청약가점 커트라인에 충격을 받은 무주택 실수요자들이, 지방 같은 경우 서울과 수도권에서 내려가는 원정투자자들이 대거 매수에 나서고 있다"고 설명했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저금리,가구분화, 매매가격 급등에 임대차3법까지 겹쳐 부동산 시장이 최악의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내년 주택시장 불안은 서울 강남보다 전세가 비율이 높은 강북, 수도권, 지방이 될 수 있다"며 "투기적 현상과 정책대응간의 시차를 최소화하기 위한 정부의 조기대응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sjmary@fnnews.com 서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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