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DI "예산보다 2조 더 들 것"
종합평가한 기재부도 '퇴짜'
기대감 컸던 경남지역은 '충격’
예타 통과 시기 내년으로 늦춰
지방선거 노림수 아니냐 분석도
종합평가한 기재부도 '퇴짜'
기대감 컸던 경남지역은 '충격’
예타 통과 시기 내년으로 늦춰
지방선거 노림수 아니냐 분석도
■토건 과열에 제동?
1일 정부에 따르면 해수부는 '부산항 제2신항(진해신항) 건설사업'이 예타에서 탈락했지만 해당 사업 예산을 내년도 예산안 부대의견을 통해 확보하겠다는 입장이다.
해수부 관계자는 "내년 예산안 부대의견에 '부산항 제2신항(진해신항) 건설 사업'을 올려 6개월 안에 모두 확보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번 사업이 매우 근소한 차이로 예타 통과에 실패한 만큼 내년 1월 중 다시 예타를 올리겠다는 설명이다. 다만 제2신항 예산 규모가 내년 정부 총예산 558조원의 약 1.82%(10조2007억원)에 달하는 만큼, 부대의견을 통해 확보하는 것은 쉽진 않다.
기재부는 국가재정법에 따라 지난 1999년 이래 한국개발연구원(KDI)에 의뢰해 예타 조사를 실시하고 있다. 예타에선 크게 경제성 분석(B/C)과 종합평가(AHP) 2가지를 살펴본다. B/C는 비용 대비 수익효과로 1 이상, AHP는 경제성·정책성·지역균형발전을 고려해 0.5점이 통과조건이다. 제2신항은 B/C 0.92, AHP 0.497로 매우 근소한 차이로 예타 통과에 실패했다.
KDI가 보고서에 밝힌 공식적인 탈락 이유는 최초 요구 예산안(10조2007억원)보다 약 2조원 이상의 사업비가 더 추산될 것으로 추정되고, 환경성 평가와 주변 관광지 등에 미치는 영향이 고려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또 중국 카보타지(외국적선의 연근해 수송금지) 변수에 의한 경제적 불확실성, 사업단위가 큰 만큼 예타를 한번에 받지 말고 세분화해서 여러 차례 받으라고 제언했다.
재정사업평가 분과위원회에서도 "국내외 수출입 화물 처리시설, 대규모 재원 투입, 정형화도가 높은 항만사업 등을 감안하면 경제성 항목이 중요하지만 환경성 평가 관련 건설 및 운영과정에서 부정적 영향이 있으며 주변 관광지에 미치는 영향이 고려되지 않았다"며 "지역주민 민원 해소, 해군기지와의 원만한 협의, 환경피해를 완화하기 위한 대책을 적극 모색할 필요가 있다"고 결론 내렸다.
■예타 탈락…선거 노린 정치셈법인가
문 대통령의 공약 사항이자, 문성혁 해양수산부 장관이 주요 사업으로 추진하던 사업인 만큼 예타 탈락의 충격은 상당하다. 기대감이 컸던 경남지역에선 다 된 밥이라고 생각한 해수부가 예산 확보에 안일하게 대처한 탓이라며 문 장관 책임론까지 불거지는 모양새다. 다만 제2신항 사업이 예타 문턱을 넘지 못한 것은 경남·부산지역에 집중된 토건사업에 대한 기재부의 속도조절이라는 게 정부 안팎의 해석이다.
정치권에서도 이번 예타 탈락을 두고 다양한 해석을 내놓고 있다. 국회에서 부산 가덕도 신공항특별법을 발의해 예타를 무력화했다는 비판이 나오자 기재부가 부산항 제2신항 건설사업을 통해 반발한 것 아니냐는 얘기가 일반적이다. 일각에선 대형 국책사업인 진해항만사업을 내년 보궐선거, 내후년 선거에 이용할 것이란 시각도 나온다. 선거공학적 측면에서 여당이 2021년 부산시장 재보궐선거, 2022년 대통령 선거와 부산·경남권 지방선거에서 10조원 규모의 신항만 유치를 홍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부산시는 2019년 5월 경상남도 창원에 부산 제2신항 입지를 양보했다. 10조원 이상의 거대 국책 사업이 동시에 진행되면서 내년 부산시장 재보궐선거, 후년에 있을 경남도지사, 부산시장, 창원시장, 대통령선거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임재만 세종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정치권에서 필요없는 사업을 하는지, 필요한 사업을 하는 데 적정한 시기를 정치적으로 판단하는지 살펴봐야 한다"고 말했다.
fact0514@fnnews.com 김용훈 이환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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