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미국 도널드 트럼프 정부가 2년 넘게 캐나다에 억류된 화웨이의 멍완저우 부회장을 풀어주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합의가 성사된다면 그동안 얼어붙었던 미중 관계가 미국의 차기 정부 출범과 함께 다소 개선될 전망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지난 3일(현지시간) 관계자들을 인용해 미 법무부와 멍 부회장 변호인단이 최근 몇 주간 기소유예합의(DPA)를 논의했다고 전했다. DPA는 당사자가 일정 기간 내에 검찰이 제시한 조건을 이행하면 그 대가로 기소를 유예하는 합의다. WSJ는 법무부가 과거 기업 사건에 DPA를 적용했지만 개인에게는 거의 허용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화웨이에서 부회장 겸 최고재무책임자(CFO)를 맡고 있는 멍 부회장은 중국 IT 대기업 화웨이의 런정페이 회장과 첫 부인인 멍쥔 사이에서 태어났다. 화웨이의 1순위 후계자로 꼽히는 그는 지난 2018년 12월 1일 홍콩에서 멕시코로 가기 위해 캐나다 밴쿠버국제공항에서 환승하려다가 현지 경찰에 긴급 체포됐다.
캐나다 정부는 미국의 요청에 따라 멍 부회장을 체포했다. 미국 측은 화웨이와 멍 부회장이 미국의 이란 제재를 어기고 이란과 거래를 추진했다고 주장했다. 미 법무부는 멍 부회장이 이란과 거래 목적으로 홍콩의 화웨이 위장회사로 알려진 스카이콤테크와 미 자회사 화웨이디바이스USA의 관계를 거래 은행 등에 의도적으로 감췄다고 판단했다. 이를 두고 일부 전문가들은 트럼프 정부가 중국 견제 차원에서 화웨이를 우선적으로 때리고 있고 멍 부회장 사건도 중국 견제의 연장선이라고 분석했다.
멍 부회장은 체포된지 10여일 만에 보석으로 풀려나 전자발찌를 착용한 상태에서 캐나다 내에 가택 연금돼 있다. 미 법무부는 지난해 1월 28일 멍 부회장을 정식 기소하고 그의 신병 인도를 정식으로 캐나다에 요청했다.
소식통은 WSJ를 통해 멍 부회장이 그동안 결백을 주장하며 DPA를 거부했다고 설명했다. 관계자는 일단 멍 부회장의 혐의를 인정한다면 미 검찰 역시 DPA에 동의할 것이라고 전했다. 다른 관계자는 미 법무부와 멍 부회장 변호인단이 트럼프 정부 임기 종료 전 합의에 도달하기를 희망하고 있고 이번주 다시 협상에 나설 예정이라고 귀띔했다. 화웨이 내부에서는 조 바이든 미 대통령 당선인이 앞으로 화웨이 대응면에서 트럼프 정부보다 관대할 수 있다는 기대 역시 흘러나오고 있다.
이번 보도와 관련해 멍 부회장 대변인과 미 법무부, 캐나다 정부, 바이든 인수위원회 모두 따로 논평을 내지 않았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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