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국회·정당

배수진 친 김종인 "MB·朴 사과 못하면 내가 있을 필요없다"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0.12.07 16:42

수정 2020.12.07 17:07

주호영 "선거 앞두고 굳이 낙인 찍는다 비판" 
반대 입장에도 김종인 강경 입장
"선거에 별 영향 없다. 이런 것도 못하면 다 못해"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서동일 기자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서동일 기자

[파이낸셜뉴스]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이명박,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대국민 사과를 예고한 가운데 이에 대한 당내 반발이 고개를 들면서 갈등이 표면화되고 있다.

과거 더불어민주당 비대위를 맡았던 김 위원장의 이력을 근거로 문재인 정권 출범의 원인 제공부터 사과해야 한다는 주장까지 나오는 등 반발은 예상외로 거세다.

김종인 위원장은 7일 비공개 회의에서 이와 관련해 "이런 것도 못하면 내가 이 자리에 있을 필요가 없다"며 배수진을 쳤다.

당 핵심 관계자는 파이낸셜뉴스와 통화에서 김 위원장이 비상대책위원회 회의 직전 비공개 회의에서 "사과에 대해 여러 얘기가 있는데 저는 이것은 해야한다고 생각한다"며 이같이 말했다고 전했다.

김 위원장이 먼저 전직 대통령에 대한 대국민 사과 이슈를 언급한 것으로 전해진 가운데 당내 반발은 개의치 않겠다는 의지를 피력했다.


김 위원장의 이같은 입장에 주호영 원내대표가 "비대위원장으로 오실 때 대국민사과를 했으면 좋지 않았냐는 얘기가 있다"며 "선거를 앞두고 굳이 우리 스스로를 낙인 찍을 수 있는 얘기를 하는게 문제가 있다고도 하더라"라고 말해, 에둘러 반대를 표했다.

그러나 김 위원장은 "그런 것은 선거에 별 영향이 없다. 이런 것도 못하면 다 못하는 것"이라며 "이것도 못하면 내가 (당에) 있을 필요가 없다고 본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다른 비대위원이 김 위원장의 입장에 지지 의사를 보였고, 김 위원장은 계획대로 대국민 사과에 나서기로 했다.

김 위원장은 비대위 직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도 당내 반발 목소리에 대해 "나도 어느 정도 알고 있다. 그러나 거기에 크게 구애받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내가 판단하는 대로 할 것"이라며 "그것에 대해 더 이상 얘기할 필요가 없다"고 일축했다.

김 위원장의 대국민 사과는 박 전 대통령 탄핵안이 국회에서 가결된 지 4년이 되는 오는 9일이 유력하게 검토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당내 반발은 점차 수면 위로 떠오르는 분위기다.

당 대변인인 배현진 의원은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김 위원장을 정면 겨냥 "누가 문재인 대통령을 탄생시켰나. 김종인 비대위원장마저 전 정부 타령하시려는가"라고 비판했다.

당 중진인 장제원 의원도 SNS에서 김 위원장의 대국민사과 추진에 "절차적 정당성도, 사과 주체의 정통성도 확보하지 못한 명백한 월권"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장 의원은 "국민의힘은 김 위원장의 사당이 아니다. 의원들과 당원들이 김 위원장의 부하가 아니다"라며 "정통성없는 임시기구의 장이 당의 역사까지 독단적으로 재단할 권한을 가지고 있지 않다.
단 한번의 의원총회도 거치지 않은 사과가 절차적 정당성을 가진 사과일 수는 없다"고 강조했다.

hjkim01@fnnews.com 김학재 기자

fnSurv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