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급 기자회견 열고 용서 구해
대국민 사과 관련 당내외 반발
홍준표 "배알도 없는 야당" 비난
원희룡 "국민앞에 당당히 설 계기"
대국민 사과 관련 당내외 반발
홍준표 "배알도 없는 야당" 비난
원희룡 "국민앞에 당당히 설 계기"
보수 계열 정당 대표가 박 전 대통령 탄핵소추안 국회 가결 이후 공식 사과를 하기는 4년 만에 처음이다. 다만 여전히 당에선 반대 목소리도 적지않아 보수가 '탄핵의 강'을 건너고 2022년 대선에서 중도층으로 표심 확대라는 목적 달성이 이뤄질지는 아직 불투명해 보인다.
■金 "대통령 잘못은 집권당 잘못"
김 위원장은 이날 국회에서 '대국민 사과' 관련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 "두 전직 대통령의 과오에는 정경유착의 어두운 그림자가 짙게 깔려있다"며 용서를 구했다.
그의 사과는 주로 박 전 대통령에 초점이 맞춰졌다. 김 위원장은 "헌정사상 최초로 대통령이 탄핵받아 물러나는 사태가 발생했으며 국민을 하늘처럼 두려워하며 공구수성의 자세로 자숙해야 마땅했으나 반성과 성찰의 마음가짐 또한 부족했다"고 말했다.
그는 정경유착·국정농단 등 지난 두 정부에서 정치권을 달군 사건들을 언급하며 "대통령의 잘못은 곧 집권당의 잘못이기도 하다"며 반성의 목소리를 냈다.
김 위원장은 이어 "다시는 우리 역사에 이러한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해야한다"면서 "쌓여온 과거의 잘못과 허물에 대해 통렬히 반성하며 정당을 뿌리부터 다시 만드는 개조와 인적쇄신을 통해 거듭나겠다"며 혁신을 강조했다.
그는 두 대통령뿐만 아니라 헌정사 모든 대통령이 온전한 결말을 맺지 못한 점을 들어 정치의 근본적 혁신 방향을 모색하겠다는 다짐도 했다. 그는 "(전직 대통령들은) 외국으로 쫓겨나거나 채권의 통탄에 맞거나 호송줄에 묶여 법정에 서거나 일가친척에 줄줄이 감옥에 가거나 극단적인 선택을 했다"며 "그리고 지금 두 전직 대통령이 영어의 몸이 되어있다"며 "국가적으로도 참담하고 부끄러운 일"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 위원장은 현 정부에 대해서도 "탄핵을 계기로 우리 정치가 성숙하는 계기를 만들어야 했는데 민주와 법치가 오히려 퇴행한 작금의 정치상황에 대해서 책임을 느끼며 깊이 사과를 드린다"고 했다.
■상처이자 분열의 뿌리 지워질까
김 위원장은 이날 평소와 달리 유독 떨리는 목소리로 사과글을 읽어내렸다. "국민 마음에 맺힌 오랜 응어리를 풀어드리고 싶다"는 취지의 발언을 할 땐 울먹이며 다소 격양된 모습도 보였다.
이는 김 위원장이 취임 때부터 누누이 의사를 밝혀온 대국민 사과인만큼 진심에서 우러나오는 떨림이라는 풀이가 나온다. 김 위원장은 지난 8월 광주 5.18민주묘지를 방문해 사과문을 읽을 때에도 감정이 북받친 듯 울먹인 바 있다.
대국민 사과에 대한 당내외 반발에 한차례 우여곡절을 겪은 후 나온 사과였기 때문이라는 해석도 있다.
국민의힘에게 박 전 대통령 탄핵 사태는 당의 큰 상처이자 분열의 뿌리로 여겨진다. 그만큼 김 위원장의 사과에 대한 찬반을 두고 당내외 의견이 첨예하게 갈린다.
이날도 김 위원장이 대국민 사과를 마친 후 대권 주자를 비롯해 여러 인사에게서 찬반의 목소리가 나왔다.
원희룡 제주도지사는 "이번 사과는 우리 당이 국민들 앞에 당당하게 다시 설 계기가 될 것"이라며 호응했고, 당 중진인 김기현 의원은 "수권정당으로서의 자격을 인정받기 위한, 작지만 의미 있는 걸음을 내디뎠다"고 지지 의사를 밝혔다.
반면 홍준표 의원은 "25년 정치를 햇지만 이런 배알도 없는 야당은 처음본다"며 "이번 사과는 대표성도 없고 뜬금없는 사과"라고 평가절하했다.
ming@fnnews.com 전민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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