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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야흐로 K콘텐츠 전성시대.. '비대면 시대' 세계를 뒤집다

신진아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0.12.21 17:38

수정 2020.12.21 17:38

2020 콘텐츠산업 결산
BTS·봉준호·아기상어 등 글로벌 정상에
오프라인 대신 온라인 콘서트로 위기 돌파
한국영화·드라마도 넷플릭스에서 인기몰이
올 콘텐츠 수출 작년보다 5∼6% 증가 전망
내년 게임의 영화화 등 합종연횡 활발할듯
전세계에서 가장 많은 유튜브 조회수(73억뷰)를 기록한 핑크퐁의 '아기상어'
전세계에서 가장 많은 유튜브 조회수(73억뷰)를 기록한 핑크퐁의 '아기상어'
방탄소년단(BTS) /사진=뉴시스
방탄소년단(BTS) /사진=뉴시스
영화 '기생충'과 방탄소년단(BTS) 그리고 '핑크퐁 아기상어'가 세계 콘텐츠시장에 새 역사를 수놓은 2020년, 한국 콘텐츠산업은 코로나19 여파로 위기를 맞았지만 동시에 새로운 기회를 잡았다. 공연, 영화계 등은 최악의 한해를 보냈지만, 콘텐츠 유통의 대세로 떠오른 라이브 커머스, 게임 등 언택트 분야는 성장세를 기록했다. 한국콘텐츠진흥원에 따르면 올해 국내 콘텐츠산업의 총매출액은 전년(125조원)과 엇비슷할 것으로 추산됐다. 그러나 콘텐츠 수출액은 전년(103억달러)대비 5.1~6.7% 늘어날 전망이다. 전 세계적으로 '집콕' 생활이 늘면서 콘텐츠 소비량이 늘어난 가운데 K콘텐츠의 약진이 두드러졌기 때문이다.

■'위기를 기회로 만든' K팝과 숏폼 전성시대

콘진원의 박혁태 산업정책팀장은 지난주 열린 '콘텐츠산업 2020년 결산과 2021년 전망 세미나'에서 "K팝은 코로나19 위기를 기회로 삼은 대표적 분야"라며 "자본과 인프라가 부족한 중소기획사는 많은 어려움을 겪었지만, 대형 기획사는 온라인 콘서트에서 돌파구를 찾았다"고 말했다. 빅히트는 자체 운영하는 플랫폼 위버스에서 온라인 콘서트인 'BTS 방방콘 더 라이브'를 열어 티켓과 MD상품 판매로 298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SM과 JYP는 온라인 전용 콘서트 '비욘드 라이브'를 론칭해 온라인 공연이 오프라인 대비 관객 동원 효과가 10배가 더 많음을 증명했다.


K콘텐츠의 약진도 빛났다. 특히 키즈·교육용 콘텐츠의 이용량이 무려 59.2% 늘었다. 핑크퐁의 '아기상어'는 73억뷰로 유튜브 최다 조회 동영상 1위에 올랐고, 투니버스의 공포 애니메이션 '신비아파트'는 태국 지상파 채널에서 애니메이션 시청률 1위에 오르는 성과를 거뒀다. 영화 '기생충'은 비영어권 영화 최초로 아카데미상 작품상을 들어올렸으며, 좀비영화 '살아있다'는 극장 개봉 후 넷플릭스에 공개돼 무려 35개국에서 1위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한국 가수 최초로 빌보드 '핫100' 정상을 차지한 BTS가 '다이너마이트'로 거둔 경제적 효과는 무려 1.7조원에 달한다는 분석도 나왔다.

올해는 또 숏폼(short-form) 콘텐츠 전성시대이기도 했다. 중국 SNS 플랫폼 '틱톡'이 MZ세대를 사로잡은 가운데, 가수 지코는 틱톡에서 '아무노래 챌린지'로 신곡 홍보효과를 톡톡히 누렸다. 카카오M은 모바일에 최적화된 숏폼 콘텐츠를 카카오TV를 통해 서비스 중이며, 네이버는 '숏폼' 동영상 편집기 '모먼트'를 내놨다. SK텔레콤은 짧은 영상 콘텐츠를 활용한 'V컬러링'을 서비스 중이다. 이밖에 트로트 열풍 등 인기 장르 다양화, 혼종화와 함께 뉴트로 열풍이 지속됐으며 '말표 맥주' 등과 같이 과거 인기 로고 캐릭터나 디자인이 각광을 받았다. 또 웹소설은 콘텐츠 시장의 새 먹거리로 부상했다.

■2021년 '온라인 퍼스트' 본격화

내년 콘텐츠산업은 어떤 방향으로 흘러갈까? 콘진원의 송진 미래정책팀장은 "메타버스, 합종연횡, 가불구치"와 함께 '온라인 퍼스트'를 주요 트렌드로 꼽았다. 메타버스는 초월(meta)과 현실세계(universe)의 조어로 가상과 현실세계가 상호작용하는 초현실 세상을 일컫는다. 예능 프로그램에서도 '본캐와 부캐'가 익숙해진 요즘, SM엔터테인먼트는 아예 4명의 멤버와 그들의 아바타로 구성된 신인 걸그룹 '에스파'를 데뷔시켰고, MZ세대는 온라인상에서 '3D 아바타'를 만들어 소통하거나 게임을 즐기는'AR 아바타 플랫폼' 제페토를 즐겨 찾고 있다. 빅히트, YG, JYP도 투자한 이 플랫폼은 10월 기준 글로벌 누적 가입자가 1억9000만명을 돌파했다. 네이버제트 김대욱 대표는 "내가 상상하는 것이 실현되는 메타버스의 성장이 계속될 것"이라며 "사용자의 이용 패턴이 콘텐츠 소비 중심에서 콘텐츠 생산까지 확대됨에 따라 앞으로의 메타버스는 기본적인 세계관만 존재할뿐 정해진 것 없이 사용자들이 스스로 세상을 만들어갈 것"이라고 예상했다.

내년엔 '인기 IP'를 중심으로 IP확장과 플랫폼 간 경쟁적 협력, 이른바 '합종연횡'이 더욱 경계없이 이뤄질 전망이다. 웹툰의 애니화, 드라마의 게임화, 게임의 영화화뿐만 아니라 아이돌 그룹은 그 자체로 인기 IP로 인식되는 추세다. 연예기획사 FNC엔터테인먼트의 유순호 부장은 "지금까지 공연에 의존하던 아이돌의 활동 방향이 IP를 활용해 캐릭터, 드라마, 영화, 웹툰, 게임, 출판, 다큐멘터리 등 2차·3차 콘텐츠를 만드는 데 집중될 것"이라고 봤다.
드라마 '킹덤' 제작사인 에이스토리의 추대호 실장은 "K드라마가 글로벌시장에서 더욱 사랑받을 수 있도록 OTT와 다양한 협력을 모색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소비자는 더 꼼꼼하고 깐깐하게 콘텐츠를 선택할 것으로 보인다.
송진 팀장은 "콘텐츠를 자기표현의 수단으로 여기는 이용자가 늘어나면서 '자신의 가치관과 불일치하면 구독 취소한다'는 의미로 '가불구취'가 새로운 트렌트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jashin@fnnews.com 신진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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