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CXO연구소, 이건희 회장 주식재산 상속 시나리오 분석
법정상속분 비율로 나누면 이재용 부회장 주식재산 14조.."그래도 국내 1등"
법정상속분 비율로 나누면 이재용 부회장 주식재산 14조.."그래도 국내 1등"
31일 기업분석 전문 한국CXO연구소에 따르면 이 부회장이 이 회장의 삼성전자 지분을 모두 물려받게 되면 주식재산 가치만 해도 지난 24일 기준으로 19조3900억원 상당에 육박한다. 여기에 기존 보유하던 9조원 상당의 주식재산까지 더해지면 이 부회장의 주식재산은 총 28조원을 훌쩍 넘기게 된다. 국내에서 기존 역대 최고 주식평가액은 이건희 회장이 기록한 22조2980억원이다.
삼성전자 지분이 이 부회장에게 전부 넘어가면 납부해야 할 상속세 부담도 커진다. 앞서 이 회장 유족들이 납부해야 할 주식재산 상속세는 11조366억원으로 확정됐다.
이 회장 별세 전후 2개월씩 4개월 간 삼성전자 평균 주식평가액은 15조5760억원으로, 삼성전자 지분에 대한 주식상속세만 9조650억원 정도다. 이를 일시에 납부하기란 사실상 불가능하기에 이 부회장은 먼저 6분의 1에 해당하는 1조5086억원을 내년에 상속세로 먼저 납부하고, 이후 같은 금액을 5년 간 연부연납할 가능성이 높다.
이 부회장에게 삼성전자 지분이 전부 넘어간다면 다른 유족들에게 돌아갈 재산은 적어질 수 밖에 없다. 이 회장의 주식재산 중 80% 이상은 삼성전자 주식이기 때문이다. 이럴 경우 삼성생명, 삼성물산 등 총 4조2000억원 상당의 주식재산을 갖고 홍라희 전 라움미술관 관장을 비롯해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과 이서현 삼성복지재단 이사장 세 명이 일정한 비율로 상속이 결정된다. 이 부회장에게 돌아갈 주식재산과 비교하면 큰 차이다.
법정상속 비율에 따라 주식지분을 나눠 상속할 경우 배우자는 9분의 3(33.33%), 자녀들은 각 9분의 2(22.22%)에 해당하는 비율대로 주식을 나누게 된다.
앞서 한진 그룹에서도 고 조양호 회장의 별세 후 조원태 회장을 비롯한 유족들이 법정상속 비율대로 주식지분을 나눠가진 바 있다. 조 회장은 별세 이전만 해도 대한항공 주식(보통주 기준)을 1만4130주 보유하고 있었는데, 이명희 한국공항 고문에게 4710주(33.33%), 조원태 회장 등 세 자녀에게 각 3140주(22.22%)씩 동일하게 상속이 이뤄졌다. 대한항공 우선주도 동일 비율로 지분이 상속됐다. 한진칼에서도 조양호 회장이 보유하던 1055만3258주는 이 고문에게 314만1137주(29.76%), 조원태 회장 등 세 자녀에게 각 247만707주(23.41%)씩 돌아갔다. 다른 재산 등으로 인해 한진칼 주식은 실제 법정상속 비율과 조금 차이를 보인 것으로 파악됐다.
삼성가에서 이 회장의 주식지분을 법정상속 비율에 따라 나누게 될 경우 홍 전 관장은 7조8677억원, 이 부회장을 포함한 세 명의 자녀들은 개인별로 5조2451억원 수준의 주식재산을 가져갈 것으로 분석됐다.
이러한 시나리오대로 될 시 국내 주식부자 서열은 이 부회장이 1위, 홍 전 관장이 2위, 나머지 자매가 3~4위가 되는 등 삼성가가 상위권을 휩쓸게 된다.
이 부회장은 법정상속 비율대로 지분을 넘겨받더라도 주식재산이 14조3915억원으로, 국내 최고 주식부자 자리에 올라설 게 확실시 된다. 홍 전 관장은 12조원대, 이 사장과 이 이사장은 각각 6조원대 주식재산을 보유하게 돼 현대차 정몽구 명예회장의 4조8900억원, 카카오 김범수 의장의 4조 6700억원을 능가할 전망이다.
오일선 한국CXO연구소 소장은 “향후 이건희 회장의 유언장이 존재 여부에 따라 삼성가 상속인별로 상속받게 될 재산 규모 등이 결정되기 때문에 매우 민감할 수밖에 없다”며 “특히 삼성전자와 삼성생명 지분이 상속인 중 누구에게 얼마나 돌아갈 지가 초미의 관심사라며 이에 따라 국내 주식재산 순위는 물론 삼성가 계열 분리 속도 등에도 다소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fnljs@fnnews.com 이진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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