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정부가 '5인 이상 사적 모임 금지' 조치를 전국으로 확대하면서 새해 벽두부터 4차 재난지원금 편성 논의가 정부와 여당을 중심으로 나오고 있다. 음식점 등 자영업자들의 경제적 타격이 전국으로 확대될 전망이라는 이유에서다. 다만 3차 재난지원금을 아직 개시하기도 전에 4차 지원금 논의가 떠오르면서 일각에서는 보궐선거 등을 앞둔 포퓰리즘적인 재정 살포라는 비판의 목소리도 나온다.
4일 정부 등에 따르면 정세균 국무총리는 전날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전 국민 재난지원금 지급 요구에 대해)필요하다면 정부가 나서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지난해 4차례의 추가경정예산(추경) 편성에 이은 재정건정성 우려에 대해서는 "국민이 살아야 재정건정성도 있는 것"이라고 일축했다.
이에 따라 정부가 이른 시일 내에 추경 편성 검토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이다. 기획재정부는 지난해 연말까지만 하더라도 "새로운 추경 편성은 전혀 검토하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지만, 예비비의 절반 이상을 끌어쓴 3차 재난지원금 규모가 9조3000억원에 달하면서 다음 재난지원금 편성 검토를 앞두고는 추경 논의가 앞설수 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게다가 선별지급도 아닌 보편지금이라면 추경은 더욱 불가피한 상황이다. 다만 추경 편성 일정은 3차 재난지원금이 모두 집행되고 난 다음으로 예상된다.
정치권 내에서도 전국민을 대상으로 한 재난지원금 논의가 본격화되고 있다. 이낙연 대표 역시 다른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9조3000억원(3차 재난지원금 규모)으로 충분하다고 보지 않는다"며 "너무 늦지 않게 피해계층 지원을 위한 추경 편성을 검토할 것"이라고 했다. 양향자 최고위원은 "3차 재난지원 패키지에 더해 2차 전국민 재난위로금을 제안한다"고 밝혔고, 최인호 당 수석대변인은 "본격적인 논의가 있어야 된다는 부분에 공감대가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4차 재난지원금 논의에 대해 선거를 앞두고 정치권이 돈을 푸는 용도 중 하나라며, 특히 전국민 지급의 경우 신중하게 생각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홍우형 한성대 경제학과 교수는 "정치권 입장에서는 지금이 (전국민 지급을)해야하는 시기"라며 "세금가지고 생색을 낸다고 볼 수밖에 없다"고 비판했다. 이어 "꼭 필요한 사람이 지원금을 가져가기 위해서는 소상공인 융자 정책을 확대해 저금리로 돈을 빌려주는 방식이 돼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반복되는 재난지원금 지급 논의가 정쟁으로 변질되지 않기 위해서는 일정한 기준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있다. 하준경 한양대 경제학과 교수는 "방역 조치가 일정 기간 이상 지속되면 피해 업종에 자동으로 지원이 된다던가 하는 기준이 필요하다고 본다"며 "전국민 대상 지원의 경우 정말 필요한 때인지에 대해 따로 논의가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onsunn@fnnews.com 오은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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