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개월 영아가 양부모에 의해 사망한 '정인이 사건'에 대해 김창룡 경찰청장이 "깊은 책임감을 느낀다"며 사과했다. 경찰은 담당 관서였던 양천경찰서의 서장을 경질하고, 국가수사본부(국수본)를 중심으로 관련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재발방지대책을 내놓을 계획이다.
김 청장은 6일 서울 서대문구 미근동 경찰청사에서 "숨진 정인 양의 명복을 빈다"며 "학대 피해를 당한 어린 아이의 생명을 보호하지 못한 점에 대해 깊은 사죄의 말씀을 드린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러면서 "초동 대응과 수사 과정에서의 미흡했던 부분들에 대해 경찰의 최고책임자로서 깊은 책임감을 느낀다"며 "엄정하고 철저한 진상조사를 바탕으로 재발방지 대책을 마련해, 경찰의 아동학대 대응체계를 전면 쇄신하는 계기로 삼겠다"고 강조했다.
경찰은 이번 사건에 대한 지휘 책임을 물어 이날 이화섭 서울양천경찰서장을 대기발령 조치했다. 후임으로는 여성청소년 분야에 정통한 서정순 서울경찰청 안보수사과장(총경)을 발령했다.
당시 사건을 담당했던 직원들의 징계 여부에 대해 김 청장은 "사안의 중대성을 고려해, 사건 담당 관계자에 대해서도 엄정하고 철저한 진상조사를 할 것"이라며 "바탕으로 국민들께서 납득할 수 있도록 책임있는 조치를 취하겠다"고 설명했다.
아동학대 사건 재발을 막기 위해 경찰은 국수본을 중심으로 경찰청 관련기능이 모두 참여하는 TF를 구성해 재발방지대책을 추진한다.
사회적 약자와 관련된 사건에 대해서는 경찰서장에게 즉시 보고하는 체계를 갖추고, 지휘관이 직접 관장하도록 해 책임성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이와 함께 경찰청에는 아동학대 전담부서를 설치하고, 반복 신고를 모니터링 할 수 있도록 대응 시스템을 개선할 계획이다. 모든 아동학대 의심사건의 학대 혐의자의 정신병력·알콜 중독과 피해아동의 과거 진료기록을 의무적으로 확인해 조기에 피해아동을 보호할 예정이다.
김 청장은 "1·2차 신고가 있었던 초기 단계에서부터 적극적인 수사가 이뤄지지 못한 데 대해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며 "이번 사건을 계기로 국민의 안전을 지키는 경찰의 기본 사명을 다시 한 번 되새기며, 사회적 약자 보호에 한 치의 소홀함이 없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전했다.
bhoon@fnnews.com 이병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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