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거래의 상징으로 활발하게 유통되던 동전이 '디지털 대전환'시대에 계륵이 되고 있다. 동전 수요와 유통이 줄어들면서 공급도 해마다 줄고 있지만 여전히 동전이 필요한 곳도 있다. 이 때문에 동전을 사용하는 사람들의 불편함은 크게 증가하고 있고 집에서 잠자는 동전도 증가하고 있다. 이런 현상은 국내만의 문제는 아니다. 주요 국가들 역시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다양한 정책을 펼치고 있다. 한국은행 역시 동전 유통 활성화를 위해 다양한 정책을 펼치고 있다.
■ 동전유통의 딜레마
현재 우리나라에서 소량의 동전을 교환할 수 있는 방법은 제한된다. 과거 동전 유통이 활발했을 때는 시중 은행 지점에서 제한없이 동전을 교환할 수 있었다. 그러나 동전 유통이 최근 몇 년간 크게 줄어들면서 시중은행들이 동전 교환을 어렵게 했다. 실제 지난해 처음으로 한은의 동전 발행액(270억원)이 한은으로 돌아오는 환수액(483억원)보다 작았다. 동전 사용이 크게 줄었다는 것. 이 때문에 시중은행들은 특정요일, 특정 시간에만 동전교환을 가능하게 해 고객들의 접근성을 불편하게 했다.
이 때문에 소량의 동전을 교환하기 위해서는 △한국은행 화폐교환 창구 △시중은행 창구 및 동전ATM 활용 △우체국·편의점 이용 등의 방법이 있다. 다만 우체국·편의점이 공식적으로 동전교환 업무를 하는 것은 아니다. 시중은행은 주로 당행 고객들에 대해 계좌로 입금하는 방식으로 동전을 교환해주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동전 교환의 개념이 아닌 입금의 개념으로 동전을 갖고 계좌를 보유한 시중 은행 지점에 방문해 동전을 입금하고 지폐로 출금하는 방법"이라고 전했다. 가장 편리한 방법은 한국은행의 본부 및 지역본부에 있는 화폐교환 창구를 찾아야 한다. 시중은행들이 동전 교환이 어려워지자 한국은행의 지난해 동전 교환액은 2015년에 비해 두 배 가량 증가했다. 대량의 동전 교환을 위해서는 한국은행 홈페이지 '주화수급센터'에 나온 대량 수요·공급처를 찾거나 한은 화폐교환 창구를 방문하는 방법이 있다. 시중은행에 미리 대량의 동전을 교환한다고 알리고, 동전교환 요일과 시간에 맞춰 방문할 수도 있다.
■ "우체국 등 활용해야"
해외에서는 동전교환 사업자가 있거나 은행 지점 등에서 수수료를 받으면서 동전 유통을 활성화하고 있다. 미국에서는 코인스타(Coinstar)라는 동전교환 ATM업체가 보편화돼 있다. 코인스타 ATM은 △지폐(수수료11.9%) △기프트카드(수수료X) △자선단체 기부 등 3가지 옵션으로 동전을 교환해준다. 현재 미국뿐 아니라 영국·캐나다·독일 등에서 2만 1000개 이상의 키오스크가 운영되고 있다. 특이한 점은 동전(현금)으로 가상화폐 비트코인을 살 수 있다는 점이다. 중앙은행이나 시중은행이 아닌 동전교환ATM 업체가 동전교환을 '신사업'으로 활용한 사례다.
독일이나 호주의 일부 시중은행에서는 동전교환 시 수수료를 받고 있다. 독일 저축은행 등에서는 동전을 교환할때 약 7.5유로의 수수료가 붙는다. 호주 또한 동전교환ATM이 있지만 은행에 따라 수수료를 부과하는 곳도 있다.
일본의 경우 우리나라와 달리 동전지갑이 잘 팔릴 정도로 현금결제가 많이 이뤄진다. 때문에 은행 동전ATM이나 편의점, 우체국 등에서 동전을 바꿀 수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우리나라의 경우도 동네마다 있는 우체국을 활용하는 방안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한은 역시 자체적인 '플랜B'를 마련하고 있다. 한은은 대량주화 교환 온라인 예약제를 통해 모바일 등을 통해 동전교환 시간을 예약하는 서비스를 오는 4월부터 전면 시행할 예정이다. 민간 차원에서 동전 유통경로를 서로 파악할 수 있도록 주화수급정보센터 운영도 내실화한다.
pride@fnnews.com 이병철 기자 , 김나경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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