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팍스’ 운영 스트리미 이준행 대표
규제 공백에 스타트업 고사
美 바이든 가상자산 우호적
우리도 산업으로 인정 시급
고팍스 힘든 시기 넘고 성장
규제 공백에 스타트업 고사
美 바이든 가상자산 우호적
우리도 산업으로 인정 시급
고팍스 힘든 시기 넘고 성장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하면, 한국 금융업도 세계를 선도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가상자산 시장 활성화를 위한 업권법 제정을 서둘러야 합니다." 이준행 스트리미(Streami) 대표는 15일 파이낸셜뉴스 블록포스트와 인터뷰를 통해 정부가 블록체인 및 가상자산 기술과 시장에 대한 믿음을 가지고 성장동력으로 삼을 수 있도록 시장 활성화 전략을 펼쳐야 한다고 강조했다. 시장을 정착시킬 수 있는 명확한 법적 근거가 없어 혼탁한 분위기가 조성, 악순환이 반복됐다는게 이 대표의 진단이다.
■"업권법 만들어야"
2015년 설립된 스트리미는 가상자산 기반 금융인프라를 개발해 운영한다. 가상자산 거래소 '고팍스(Gopax)'가 대표적이다. 고팍스는 거래량 기준으로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 4위다. 지난 2018년 업계 최초로 한국인터넷진흥원(KISA)로부터 정보보호관리체계(ISMS) 인증을 받았다.
이준행 대표는 "지금까지 규제 공백 상황에서 가상자산 시장 경쟁이 혼탁하게 형성됐고, 가상자산 스타트업들은 벤처기업인증까지 취소돼 자금줄까지 막혀 힘든 상황을 보냈다"며 "다행히 특금법을 계기로 기본적인 규제틀이 만들어졌고 이제 가상자산을 하나의 산업의 인정하면서 업권법도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대표는 금융업 역사가 짧은 우리나라가 세계 금융업을 선도할 수 있다고 전했다. 블록체인 및 가상자산을 통해서다. 이 대표는 "정보기술(IT), 자동차, 조선, 철강, 대중문화 등 우리나라가 세계적으로 주도하고 있는 분야가 많지만 가상자산을 통해 금융업 또한 그 중 하나가 될 기회라 생각한다"며 "우리나라는 굉장히 훌륭한 IT 인프라, 인력, 시장이 있기 때문에 국가적인 차원에서 업계와 전문가들의 의견을 들으면서 합리적인 제도를 만든다면 아직 늦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美, 긍정적 분위기 형성...다행"
최근 미국에서 긍정적인 분위기가 연출되고 있는 것은 업계의 호재다. 미국 통화감독청(OCC)는 최근 가상자산은행을 최초로 허가했다. 시중은행들에게는 스테이블코인 발행과 가상자산 수탁 서비스, 개인키 보관 서비스 등도 허용했다. 비트코인은 '디지털 금'으로 불리며 기관투자자들 사이에서 러브콜이 이어지고 있다.
이 대표는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가상자산에 우호적인 입장을 갖고 이는 것처럼 보여 다행"이라며 "우리나라도 가상자산 산업을 대하는 태도가 달라질 것"이라고 기대했다. 블록체인과 가상자산 기술이 가진 파급력을 정부도 이해하게 될 것이라는 얘기다.
그는 "IT가 민주화, 생산성 측면에서 사회를 변혁시킨다고 한다면 블록체인은 합의 알고리즘을 기반으로 한 기술로 보다 사회적인 파급력을 더 많이 가진 기술이라 할 수 있다"며 "많은 국가에서 가상자산을 산업으로 인정하며 대응하고 있으니 우리나라도 달라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올해는 성장 원년"
지금까지 고팍스는 성장할 수 있는 기반을 닦는 시기였다. 올해부터는 성장을 향해 나아갈 계획이다.
이준행 대표는 "2017~2018년은 내부적으로 힘들었고 2018~2019년은 외부적인 여건들 때문에 쉽지 않았다"며 "그렇다 보니 오히려 내부 결속력은 강해졌고 외부에서 응원해 주는 분들도 많으며 어려운 시기에 투자까지 받고 나니 앞으로는 회사 성장에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고팍스는 2019년에 80억원 규모의 시리즈A 투자 유치에 성공해 안정적인 운영 환경을 갖췄다.
이 대표는 "현재 가장 중요한 것은 사업자 신고를 하는 것이고 실명계좌를 확보하기 위해 복수의 은행들과 꾸준히 이야기 하고 있다"며 "특금법 상 실명계좌 발급 기준이 명확하게 명시돼 있지 않다는 점이 있어 걸림돌이 되지만, 사업권 획득에는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 대표는 "현재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가치는 '신뢰'"라며 "금융회사만 크고 경제발전에 기여하지 않는 것이 아니라 사회적인 책임을 다 하면서 회사와 사회가 같이 발전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고 싶다"고 강조했다.
ronia@fnnews.com 이설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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