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미들 '反공매도 운동' 호응
개인투자자 중심으로 추진되는 반(反)공매도 운동이 '한국판 게임스톱' 사태로 이어질지 주목된다. 개인투자자뿐만 아니라 공매도에 대한 국민적 불신도 커지고 있어서다.
다만 향후 추진 과정은 녹록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빚투(빚내서 투자)'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은다)'에 따른 금리인상 부담, 대출규제 등 자금 유동성의 한계로 지적된다. 전문가들은 지속적인 유동성 등이 담보되지 않으면 '반짝 운동'에 그칠 수 있다는 전망도 내놨다.
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미국의 게임스톱 현상 이후 국내 공매도 금액 1위인 셀트리온에 관한 포스팅이 급증하며 개인투자자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글로벌빅데이터연구소가 지난 1월 21일부터 30일까지 12개 채널, 22만개 사이트를 대상으로 '셀트리온+공매도' 키워드와 '셀트리온+동학' 두 조합에 대한 빅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게임스톱이 이슈화된 1월 27일 이전에는 '셀트리온+공매도' 포스팅 수가 일별 127~251건에서 27일 이후에는 일별 316~623건으로 늘었다. 두배 이상 증가한 셈이다.
셀트리온 공매도 세력에 대해 게임스톱처럼 매수운동을 펼치자는 포스팅의 핵심 키워드인 '셀트리온+동학' 포스팅 수는 1월 26일 이전에는 17~52건에 그쳤다. 게임스톱이 이슈가 된 27일에는 480건으로 급증했고 28일에는 95건, 30일에는 185건을 기록했다.
눈길을 끄는 것은 이들 두 키워드 조합에 대한 국민들의 정서다.
'셀트리온+공매도' 키워드 조합의 경우 긍정률이 10.1%에 그친 반면 부정률은 무려 52.5%에 달했다. 셀트리온 공매도에 대해 예상보다 큰 반감을 가지고 있다는 방증이다.
반면 '셀트리온+동학' 키워드 조합의 경우 긍정률은 42.8%인 데 비해 부정률은 30.4%에 그쳐 긍정률이 부정률보다 훨씬 높았다. 사실상 반공매도 운동을 내심 반기거나 동조한다는 의미로도 해석할 수 있다.
1월 30일 종료된 청와대 국민청원의 '영원한 공매도 금지' 청원에는 20만6464명을 기록하며 20만명을 돌파했다. 청원에는 공매도를 부활시킨다면 정부와 민주당은 상상도 못할 역풍을 맞게 될 것이라고 경고하기도 했다.
개인투자자들의 공매도 세력과의 다툼은 그리 녹록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개인투자자들의 참여도와 금리인상, 대출규제 등 유동성의 한계에 직면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이 두 종목의 공매도 포지션을 완전히 청산하려면 셀트리온은 652만주를, 에이치엘비는 348만주를 환매수해야 할 것으로 추정했다.
금투업계 관계자는 "최근 개인투자자들의 유동성이 풍부했지만 개인 자금은 한계가 있고, 참여가 활발하지 않으면 성과를 내기 어려울 것"이라며 "특히 결국 주가는 기업 본질적 가치로 회귀하는 성질이 있는 만큼 한계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도 "반공매도 운동은 시장 내에서 단순히 우위를 점하려는 움직임으로, 위법성은 낮은 것으로 판단된다"며 "하지만 기업 가치를 비정상적으로 높일 경우 이후 거품 붕괴로 인해 피해를 볼 수도 있다"고 말했다.
김서연 김경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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