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지난 1일 쿠데타로 미얀마 정부를 장악한 군부의 지도자가 쿠데타 이후 처음으로 입장을 밝히고 “불가피한 선택이었다”고 강조했다. 군부는 비상사태 기간 동안 선거와 코로나19 대응에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영국 언론 등 외신들에 따르면 민 아웅 흘라잉 미얀마 국방군 총사령관은 2일(현지시간) 첫 번째 군사정부 회의를 열고 이같이 밝혔다. 군 공보청에 따르면 흘라잉은 이날 회의에서 지난해 11월 총선에 대해 부정선거 조사를 요청했지만 선거관리위원회가 이를 묵살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군의 반복된 요청에도 불구하고 이 길은 나라를 위해 불가피하게 선택되었다"며 "다음 선거에서 새 정부가 구성될 때까지 우리가 나라를 이끌어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흘라잉은 "국가비상사태 기간 선거와 코로나19와의 싸움을 우선 순위로 둔다"고 덧붙였다.
약 53년간 군부 독재를 이어가던 미얀마 군부는 지난 2015년 총선을 계기로 아웅산 수치 국가고문이 이끄는 민주주의 민족동맹(NLD)의 승리를 인정하고 정권을 이양했다. NLD는 지난해 11월 총선에서 NLD는 의회 476석 가운데 396석을 획득해 단독정부 구성에 성공했다. 그러나 군부는 지난달 30일 선관위에 총선 결과에 대한 조사를 촉구했다. 당시 흘라잉 "특정 상황에선 헌법이 폐지될 수 있다"며 쿠데타 가능성을 암시했다.
미얀마 군부는 1일 쿠데타 직후 수치를 자택에 구금하고 문민정부의 각료 24명을 해임한 뒤 11개 부처 장관을 새로 임명했다. 동시에 1년간 국가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비상사태 이후 총선을 치르겠다고 밝혔다.
NLD측은 2일 페이스북을 통해 수치가 자택 연금 상태지만 아직 건강하다고 밝혔다. 아울러 익명의 NLD 관계자는 NLD 의원 400명이 수도 네피도의 한 주택단지에 억류중이라며 의원들이 외부로 빠져나갈 수는 없지만 전화통화 등 의사소통은 가능한 상태라고 전했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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