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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차 급속충전해도 안전한 배터리 소재 만들었다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1.02.03 11:00

수정 2021.02.03 11:00

전기연구원, 리튬이온 배터리 음극용 촉매 소재 및 코팅 기술 개발
전기연구원 이상민 박사팀이 리튬이온 배터리에 들어가는 음극촉매 소재를 개발했다. 연구진이 10분간 급속충전하는 것을 50회 반복한 후 음극소재를 관찰한 결과 음극 표면 주위에 리튬이 달라붙거나 뭉치는 현상이 없었다. 저기연구원 제공
전기연구원 이상민 박사팀이 리튬이온 배터리에 들어가는 음극촉매 소재를 개발했다. 연구진이 10분간 급속충전하는 것을 50회 반복한 후 음극소재를 관찰한 결과 음극 표면 주위에 리튬이 달라붙거나 뭉치는 현상이 없었다. 저기연구원 제공
[파이낸셜뉴스] 국내 연구진이 리튬이온 배터리를 급속충전해도 성능 떨어지지 않고 안정성이 유지되는 소재를 개발했다. 이 소재를 전기차용 배터리에 적용해 전기차 대중화에 가장 큰 걸림돌 중 하나였던 급속충전 시 발생하는 각종 문제점을 개선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한국전기연구원(KERI)은 차세대전지연구센터 이상민 센터장과 경희대 박민식 교수, 대구경북과학기술원(DGIST) 이종원 교수팀이 음극용 촉매 소재 및 코팅 기술을 개발했다고 3일 밝혔다. 연구진은 이 기술이 국내 이차전지 관련 업체에 이전될 경우, 그동안 일본과 중국 등으로부터 전량 수입에 의존했던 고품질의 '인조흑연 음극재'를 대체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급속충전 단점을 해결하기 위해 충전 방식을 변경하거나 안정성 향상을 위해 배터리 전극 밀도를 낮추려는 등 다양한 시도가 있었다.
하지만 현재까지 고에너지 밀도 유지와 급속충전 성능 개선을 동시에 확보할 수 있는 소재 기술은 전무한 상황이었다.

이상민 센터장은 "이번에 개발한 촉매 소재와 코팅 기술은 배터리 내 리튬 석출의 가능성을 현저히 감소시켜 발열 위험을 낮춰주기 때문에, 급속충전 시에도 성능과 안전성을 모두 보장해줄 수 있다"고 말했다.

연구진은 개발 기술과 관련한 국내외 특허 출원을 완료했다. 이 기술이 전기차 및 전력저장장치(ESS) 산업계의 많은 관심을 받을 것이라 보고, 관련 수요업체를 발굴해 기술이전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연구진은 개발한 촉매 소재가 다양한 연구 과정에서 석유화학 공정의 탈질·탈황 반응에 유용하게 쓰이는 것에 주목했다. 배터리 급속충전 시 전하 전달 반응에도 유사한 메커니즘이 작동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실험 결과 촉매 소재가 배터리 전해액 내 리튬이온의 탈용매화 반응을 돕고, 전하 전달 반응을 촉진시켜 급속충전 시에도 배터리의 수명이나 안전성에 전혀 영향을 미치지 않는 것을 밝혀냈다.

이번 연구결과는 높은 기술 수준을 인정받아 국제학술지인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에 개재됐다.

한편, 우리가 흔히 쓰는 리튬이온 배터리는 리튬이온이 양극(+)과 음극(-)을 오고 가면서 전기 에너지를 저장 및 방전하는 원리다. 충전 시간을 줄이기 위해서는 리튬이온이 빠르게 이동해야 하는데, 흑연은 이 과정에서 결정 구조의 변화가 작다는 장점으로, 전극 내에서 지속적이면서도 반복적인 산화-환원 반응을 가능하게 한다.
하지만 급속충전 시에는 흑연 음극 표면에 리튬 금속이 석출돼 배터리의 성능과 안정성을 낮추는 문제점이 있었다.

고온에서 결정성을 높여 제조하는 인조흑연 음극재는 원료와 공정 특성으로 인해 천연흑연 제품보다 내부 구조가 균일하다.
이로 인해 수명이 길고, 급속충전에 유리하다는 장점이 있지만, 가격이 약 2배 더 높다.

monarch@fnnews.com 김만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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