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급 예술지원금 특혜 의혹 놓고 SNS서 설전.. 서로 "거짓말마라"
文정부 내내 '아빠찬스' 등 이슈로 수시로 공방
文정부 내내 '아빠찬스' 등 이슈로 수시로 공방
‘네 줄 확인서’로 촉발된 문재인 대통령의 아들 문준용씨와 곽상도 국민의힘 의원 간의 ‘지원금 특혜 의혹’이 진실게임 양상으로 흘러가고 있다. 오랜 앙숙인 양측은 SNS를 통해 서로의 주장이 거짓이라며 공방을 이어가고 있다.
이번 사건은 문씨가 ‘긴급 예술지원금 수령’ 과정에서 특혜가 있었는지 여부가 핵심이다. 해당 지원금은 코로나19로 공연, 전시 등을 못하게 돼 어려움을 겪는 예술인에게 지급하는 일종의 재난지원금이다. 문씨는 지원금을 신청해 총 1400만원을 지급받았다.
이에 곽 의원은 언론보도를 통해 ‘문씨가 피해사실 확인서에 단 네 줄만 적고 최고액 지원 대상자로 선정됐다’는 내용의 특혜 의혹을 제기했다. 피해사실 확인서를 네 줄 이하로 제출하고도 문씨처럼 합격한 사람은 1%대인 점을 감안하면 대통령의 아들로서 특혜가 의심된다는 지적이다.
이에 지원 사업을 주관하는 서울문화재단은 “‘피해사실 확인서’는 확인서의 분량이나 서술형식과 무관하게 피해사실 여부만 확인하는 참고자료”라며 “(대상자는)별도의 심의기준으로 공정하게 선정했다”고 해명했다.
문씨 역시 지난 10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곽 의원의 주장을 적극 반박했다. 우선 해당 지원금의 성격에 대해 “예술가 피해 보전이 아니라, 유망한 예술 활동을 선발해 제작 지원을 하기 위한 것”이라며 “실력 있는 유명 작가들이 뽑힐 가능성이 높고, 영세 작가 지원이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생계가 곤란하지 않더라도 지원금을 받는 데 전혀 문제가 없다는 취지다.
그는 “저의 지원신청서는 20여 쪽에 달하고, 저의 예전 실적, 사업 내용, 기대 성과, 1400만원이 필요한 이유 등이 작성돼 있다”며 “그 타당성과 실행능력 등에 종합적으로 높은 점수를 받아 뽑힌 것입니다. 곽상도 의원 등은 그중 피해 사실만을 발췌해 거짓말의 근거로 악용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곽 의원은)제가 뽑힌 이유가 피해 사실 말고도 충분하다는 것을 알면서도 숨기고, 피해사실 네 줄만으로 대통령 아들이 지원금을 받았다고 거짓말을 하는 것”이라며 “제 심사 점수와 등수까지 기자에게 공개해버리는 만행을 저질렀다. 이것은 심각한 명예훼손이며, 국회의원의 권한을 남용하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곽 의원 역시 기다렸다는 듯이 문씨의 반박을 맞받아쳤다. 그는 전날 자신의 SNS에 “문준용씨, 뭐가 거짓말이고 어떻게 비방했다는 것인지 이해하기 어렵지만 관련된 내용을 상세히 밝히겠다”는 내용의 재반박문을 올렸다.
곽 의원은 “이번 사업은 코로나19로 피해를 입은 피해예술인을 지원하는 사업”이라면서 “피해예술인 중에서 사업성이나 예술성을 평가를 하는 것이지 피해를 입지 않은 사람은 대상이 될 수 없다”며 ‘예술가 피해 보전이 아니다’는 문씨의 주장을 일축했다.
이어 사건의 핵심인 ‘피해사실확인서 분량’에 대해 “피해사실확인서는 피해사실을 구체적으로 기술하라고 돼있고, 서울문화재단도 심사과정에서 코로나 피해사실여부를 확인해 부적격자를 배제했기에 이에 주목해 다른 지원자들과 비교한 것”이라며 “문준용씨가 민간단체로부터도 지원받고 또 지원받은 것, 형편이 어려운 많은 피해 예술인들을 제치고 지원받았을 뿐 아니라 우수한 사람을 지원하는 사업이라고 왜곡하며 비방하기까지 하는 모습이 참 뻔뻔스럽다”고 비판했다.
두 사람 간의 공방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곽 의원의 ‘공격’과 문씨의 ‘반박’으로 양측은 사사건건 부딪쳤다.
곽 의원은 2019년 9월 문씨의 부인이 문재인 정부가 출범한 직후인 2017년 5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과학창의재단이 공동 추진한 ‘2017년 메이커운동 활성화 지원사업’ 등 여러 정부 지원사업 대상자로 연이어 선정됐다며 ‘시아버지 찬스’ 의혹을 제기했다. 또 지난해 국정감사 기간에는 문씨가 건국대학교의 시간강사로 활동하는 데 대해 ‘아빠찬스’가 있었는지를 캐묻기도 했다.
이에 문씨는 “곽상도는 상습적이고 무분별한 권한 남용으로 사람들을 해치고 있다”며 “곽상도 나빠요”라고 거세게 반발했다. 이후 그는 곽 의원을 향해 “우리 페어플레이하자”라고 앞으로도 공방을 이어갈 것임을 암시했다.
이외에도 양측은 △교육 프로그램 납품 특혜 의혹 △뉴욕 유학 △부동산 투기 의혹 등으로도 충돌한 바 있다.
fnljs@fnnews.com 이진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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