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영한다" "아쉬워"…엇갈린 자영업자
15일부터 수도권 식당·카페에서도 밤 10시까지 매장 안에서 음식을 먹을 수 있게 됐다. 기존 9시에서 한시간 더 늦춰진 것이다. 외식업체 및 카페 종사자들은 14일 '한시간이 어디냐'며 반색하면서도 여전히 '5인 이상 집합금지'가 적용돼 아쉽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 "10시 영업 환영하지만…점주 재량권 넓혀야"
무공돈까스를 운영하는 오름에프씨 곽환기 대표는 14일 "밤 10시까지 연장 영업은 분명 환영할 일"이라며 "특히 주류를 취급하는 곳은 수혜를 볼 것"으로 예상했다. 이어 "다만 66㎡(20평) 이하의 소규모 식당에서의 영업시간 한시간 연장은 사실 큰 의미가 없다"며 "테이블 간격두기와 5인 이상 집합금지 때문으로, 테이블 5~7개를 열심히 운영해도 힘든데 테이블 간격두기로 반도 채우기 힘든 구조에 기타 제반비용은 그대로 나가니 피해가 크다"고 덧붙였다.
경기 남양주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김모 씨도 "코로나19 확산세가 여전한데다 5인 이상 모임 금지는 유지라는 측면에서 모임 중심의 저녁 장사는 여전히 어렵긴 마찬가지"라고 토로했다.
식당주인이나 점주들에게 재량권을 넓혀줘야 한다는 입장도 있다. 또다른 프랜차이즈 업계 한 관계자는 "10시까지 연장도 좋지만 영업시간대는 점주에게 맡기거나 더 늘려 특정 시간대에 손님들이 몰리는 것을 막고 분산시키는 편이 나을 것"이라며 "이것이 그나마 자영업자와 소비자 입장에서도 숨통이 트이고 오히려 많은 인원의 집합도 방지하게 돼 코로나 예방에도 더 좋을 것 같다"고 했다.
무엇보다 일단 위축된 소비심리부터 풀려야 한다는 의견이 많았다. 프랜차이즈 업계 한 관계자는 "촉박한 시간으로 저녁 외식을 아예 포기하는 분위기가 많았는데, 오후 10시까지 연장 후 이전보다는 조금 나아질거라 기대한다"면서도 "다만, 아직까지도 일 300~400명대 확진자가 나오고, 설 연휴 이후 재유행 가능성도 있어 위축된 소비 심리가 쉽게 풀릴 것 같진 않다"고 말했다. 또다른 관계자도 "코로나19 이후 그 시간대에 돌아다니는 사람 자체가 많이 없다는 측면에서 큰 의미가 있을지는 모르겠다"고 말했다.
카페업계의 경우 밤 시간대 한시간 연장이 큰 차이 없을 것이라는 전언이다. 한 프랜차이즈 카페업체 관계자는 "술을 파는 식당의 경우 가장 큰 차이가 있겠지만, 카페의 경우 오후 9시나 오후 10시나 별다른 차이가 없을 것"으로 예상했다.
■ "자영업자 저항에 대응한 미봉책" 비판도
정부는 15일부터 수도권은 학원과 독서실, 극장 등 48만개소, 비수도권은 식당과 카페, 실내체육시설을 포함해 52만개소 운영시간 제한을 해제한다. 식당과 카페 등 영업 제한 시간도 오후 9시에서 오후 10시로 1시간 연장된다.
이와 관련 집합금지 피해업종 종사자들이 모인 '코로나19대응 전국자영업자비상대책위원회'는 불만을 표시하고 있다. 일부 업종의 영업시간 제한이 해제돼 다행이지만, 주점·호프·코인노래방·당구장 등은 업종 특성에 맞는 방역기준 조정 논의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이들은 "2.5단계에서 세 차례 방역 기준을 완화한 이후 4번째인데, 과학적 근거와 인과관계에 따랐다기보다 여론과 자영업자들의 저항에 대응한 미봉책일 뿐"이라며 "과학적인 근거와 설득력 있는 자료를 통해 영업시간 제한을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비대위 측은 16일 방역당국과 간담회에서 방역기준의 업종별 합리적 차등 적용 등을 논의한 이후 향후 입장을 밝힐 예정이다.
자영업자들이 모인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도 냉소적인 반응이 이어졌다. 한 네티즌은 "밤 9시 제한이 풀리면 인건비와 비용만 더 나갈 것"이라고 적었다. 또 "그냥 5인도 하루에 시비가 몇 건인데 이젠 가족이라고 우기는 것까지 시비붙어야 되느냐. 월요일부턴 더 골아프겠다"는 의견도 있었다.
nvcess@fnnews.com 이정은 윤홍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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