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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 대신 키보드 들고 가상자산 1조4000억원 턴 북한 해커들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1.02.18 06:43

수정 2021.02.18 10:10

존 데머스 美 법무부 국가안보담당 차관보 "세계의 은행강도"
북한 조선중앙TV가 지난 12일 공개한 화면에서 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가 노동당 중앙위원회 전체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뉴시스 제공
북한 조선중앙TV가 지난 12일 공개한 화면에서 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가 노동당 중앙위원회 전체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뉴시스 제공

[파이낸셜뉴스] 미국 정부가 북한 해커에 대해 강도 높게 비판했다. 17일(현지시간) 외신에 따르면 존 데머스 미 법무부 국가안보담당 차관보는 북한 정찰총국 소속 해커들을 "총이 아닌 키보드를 사용해 현금 다발 대신 가상화폐 지갑을 훔치는 북한 공작원들은 세계의 은행 강도"라며 비난했다.

박진혁·전창혁·김일이라는 이름을 쓰는 북한 해커 세 명은 전세계 은행과 기업에서 13억 달러(한화 약 1조4000억원) 이상의 현금과 가상화폐를 빼돌리거나 돈을 요구한 혐의로 지난해 12월 기소됐다. 이들은 북한군 정보기관인 정찰총국 소속으로, 정찰총국은 '라자루스 그룹' 'APT38' 등 다양한 명칭으로 알려진 해킹부대를 운용하고 있다.

미 검찰은 이들 공작원이 지난 2017년 5월 파괴적인 랜섬웨어(데이터 접근을 막고 몸값을 요구하는 악성 프로그램) 바이러스인 워너크라이를 만들어 은행과 가상화폐 거래소를 해킹하는 등 범행이 광범위하게 이뤄졌다고 했다.


로스앤젤레스 법무부와 미 연방수사국(FBI)도 해커들이 뉴욕의 한 은행에서 훔쳐 2곳의 가상화폐 거래소에 보관 중이던 190만 달러(약 21억원)의 가상화폐를 압수하기 위해 영장을 발부받았다. 당국은 압수된 화폐가 은행에 반환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당시 해킹은 소니픽처스가 북한 지도자 암살을 소재로 한 코미디 영화 '인터뷰'를 제작·배급하는 것에 북한이 강력히 반발한 뒤 발생했다. 이 때문에 버락 오바마 당시 미 대통령은 해킹 사태 이듬해인 2015년 북한 정찰총국을 대상으로 고강도 대북 제재를 담은 행정명령을 발동하기도 했다.

한편 조 바이든 행정부는 앞으로 대북 정책을 검토할 때 북한의 악의적인 해킹 관행도 살펴보겠다는 입장도 밝혔다.

네드 프라이스 미국 국무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우리의 대북정책 검토는 북한의 악의적인 활동과 위협을 총체적으로 고려할 것"이라며 "물론 우리는 북한의 핵·탄도미사일 프로그램에 대해 가장 자주 얘기하고 있다.
하지만 북한의 악성 사이버 활동은 우리가 주의 깊게 평가하고 주시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fair@fnnews.com 한영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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