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미국 전기차 업체 테슬라의 주가가 가상자산 비트코인 시세 폭락과 더불어 10% 이상 추락하며 업계의 우려를 자아내고 있다. 시장 전문가들은 일론 머스크 최고경영자(CEO)의 최근 비트코인 관련 발언 때문에 테슬라 주가가 비트코인 시세와 엮이게 되었다고 걱정했다.
미 경제매체 CNBC에 따르면 테슬라 주가는 23일 오전 (현지시간) 뉴욕 증시에서 장중 13% 하락한 주당 619달러까지 떨어졌다.
올해 적극적으로 비트코인 투자에 관심을 보였던 머스크는 지난 8일 공시를 통해 15억달러(약 1조6680억원) 규모의 비트코인을 매입했다고 밝혔으며 비트코인 시세는 폭등세를 보였다. 시세는 지난 17일 사상 처음으로 5만달러를 넘겼고 머스크 본인도 20일 트위터를 통해 비트코인 시세가 다소 높다고 인정했다. 비트코인 가격은 이후 점차 하락세를 보이더니 지난 22일 재닛 옐런 미 재무장관이 비트코인을 “투기자산”이라고 단언하자 곤두박질쳤다. 이미 시세는 4만7000달러까지 밀렸다.
테슬라 주가는 비트코인 시세 폭락과 더불어 이미 22일 8.55% 급락했고 23일에도 하락세를 이어갔다. 미 경제매체 포브스는 테슬라 주가가 8일 이후 25% 이상 떨어졌으며 테슬라의 시가 총액도 약 2150억달러 줄어 6200억달러(약 689조4400억원) 수준으로 감소했다고 전했다. 테슬라는 지난해 12월 21일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에 편입되면서 주가가 649.86달러에 이르렀으나 이달 폭락으로 주가 상승분을 상당 부분 반납했다.
CNN은 최근 테슬라가 SUV 차량인 ‘모델Y’의 저렴한 제품군을 갑자기 판매 중단하고 보급형 기종인 ‘모델3’ 가격을 인하한 점을 지적했다. 이어 투자자들이 전기차 수요 감소를 직감한 가운데 비트코인 시세 폭락이 테슬라 주가까지 끌어 내렸다고 분석했다.
이와 관련해 미 투자은행 웨드부시의 다니엘 아이브스 애널리스트는 “이제 월가 투자자들은 머스크와 비트코인을 묶어서 보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테슬라가 비록 비트코인 투자로 수십억달러의 수익을 거뒀지만 지난 주말 시세에서 보다시피 위험도 늘어났다”고 설명했다. 아이브스에 의하면 테슬라는 20일까지 최소 10억달러의 비트코인 평가수익을 기록해 지난해 전기차 판매 수익보다 많은 돈을 쓸어 담았다.
아이브스는 “테슬라가 비트코인에 발을 담그면서 머스크가 초래한 위험이 가까운 미래의 전반적인 전기차 주가 전망까지 위험하게 만들 수 있다”고 경고했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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