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미국 하원의 한국계 의원들이 17일(현지시간) 일제히 전날 발생한 애틀랜타 총격 사건을 규탄하며 해당 사건을 인종차별 증오 범죄로 다뤄야 한다고 촉구했다.
매릴린 스트리클런드(민주·워싱턴주) 하원의원은 이날 의회 발언을 통해 "우리는 인종적 동기에 의한 아시아·태평양계(AAPI)에 대한 폭력이 급증하는 것을 목격하고 있다"며 "우리가 이 사건의 동기를 경제적 불안이나 성 중독으로 변명하거나 다시 이름을 붙이는 것을 멈춰야 한다"고 비판했다.
앞서 조지아주 체로키 카운티 보안관서는 16일 애틀랜타 부근에서 마사지 업소에서 발생한 총격 사건으로 8명이 사망했으며 6명이 아시아계 여성이었다고 밝혔다. 한국 정부는 사망자 가운데 4명이 한인 여성이었다고 확인했다. 보안관서는 체포된 21세 백인 용의자 로버트 에런 롱이 성 중독에 빠졌을 가능성이 있다며 인종을 겨냥한 증오범죄라고 속단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스트리클런드는 "나는 흑인이자 한국계로서 이런 식으로 (사건의 본질이) 지워지거나 무시되는 것이 어떤 기분인지 잘 알고 있다"며 "유색 인종과 여성에 대한 폭력 행위가 발생했을 때 증오 행위가 아닌 동기로 규정하는게 어떤지를 잘 알고 있다"고 말했다.
같은날 미셸 박 스틸(공화·캘리포니아주) 의원도 "이번 사건은 비극적이다. 아시아계 미국인에 대한 증오 범죄는 중단돼야 한다"며 "희생자들과 그 가족, 아시아·태평양계 공동체를 위해 기도하고 있다"고 애도의 뜻을 전했다.
앤디 김(민주·뉴저지주) 의원은 "체계적인 인종차별주의는 깊다. 우리 모두 정신을 차려야 한다"며 "희생자 가운데 한명을 제외하면 모두 여성이었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영 김(공화·캘리포니아주) 의원은 트위터에 글을 올려 "애틀랜타에서 일어난 총격 사건에 비통하다. 희생자와 유족들을 위해 기도한다"며 "아시아·태평양계에 대한 증오와 공격 행위를 목도하고 있는 이때 저는 아시아·태평양계 공동체를 지지한다"고 말했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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