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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급 문학 취급받던 웹소설, 요샌 A급 대접 받는다는데 [Weekend BOOK]

조용철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1.03.19 04:00

수정 2021.03.19 03:59

드라마·오디오 콘텐츠로 인기
청춘남녀 연애 로맨스
'선배, 그 립스틱 바르지 마요'
드라마 이어 웹툰화까지
'재혼황후'도 드라마 제작
'그대 곁에 잠들다'
국내 최초 오디오 시네마로
한계없는 상상력에
캐릭터 매력 더해진 웹소설
2·3차 창작물로 재생산
웹소설 '선배, 그 립스틱 바르지 마요'(왼쪽) '재혼황후' 네이버 제공
웹소설 '선배, 그 립스틱 바르지 마요'(왼쪽) '재혼황후' 네이버 제공
원작 웹소설의 탄탄한 스토리에 감각적이고 역동적인 영상이 더해져 원작과는 또 다른 재미를 선사한 웹소설 '선배, 그 립스틱 바르지 마요'가 지난 1월 동명의 드라마로 제작돼 화제를 모았다. 이처럼 최근 'B급 문학'으로 인식되던 웹소설이 작품성과 독창성을 인정받으며 인기 장르로 부상하고 있는 가운데, 드라마·오디오 등 2차·3차 창작물로 재생산되며 '황금알'을 낳는 원천 IP 콘텐츠로 각광받고 있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013년 100억원대에 불과했던 국내 웹소설 시장은 지난해 6000억원 규모로 커진 것으로 추정된다. 이는 2013년 '웹소설'이라는 명칭이 생긴 이래 약 8년 만에 시장 규모가 60배가량 성장한 셈이다.

현재 국내에서는 10여개의 플랫폼을 중심으로 웹소설이 유통되고 있으며, 웹툰과 드라마, 영화 등으로 재생산된 경우는 수십 편에 이른다. 그중 시청각 콘텐츠로 재생산되는 웹소설의 드라마화가 가장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어 눈길을 끈다.

올해 첫 동영상 콘텐츠로 지난 1월 동명의 드라마로 공개된 엘리즈의 로맨스 웹소설 '선배, 그 립스틱 바르지 마요'는 화장품 회사를 배경으로 청춘남녀의 밀당 연애담을 그린 작품이다. 인물의 감정 서사를 완벽하게 표현해내는 동시에 등장인물 간의 예측할 수 없는 사각관계를 담아내 연재 당시 큰 인기를 끌었다.
'20세기 소년소녀' '운명처럼 널 사랑해' 등 로맨스 드라마로 유명한 이동윤 PD가 연출을 맡았으며 배우 원진아, 로운, 이현욱, 이주빈 등이 출연했다.

단순 동영상 콘텐츠를 뛰어넘어 웹툰화한 '선배, 그 립스틱 바르지 마요'는 네이버웹툰에서 정식 연재를 시작하며 시장 확장에 속도를 내고 있다. 해당 웹툰은 네이버웹툰의 글로벌 서비스를 통해 올해 상반기 태국, 인도네시아, 중국, 일본, 대만, 프랑스 등에서도 정식 연재될 예정이어서 기대를 모은다.

이처럼 웹소설이 황금알을 낳는 IP 콘텐츠로 인정받은 데는 장르와 소재의 다양성과 탄탄한 스토리 전개가 한몫을 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알파타르트의 인기 웹소설 '재혼황후'도 드라마 제작이 확정돼 팬들의 기대를 한껏 모으고 있다. 누적 다운로드 1억회, 누적 매출 40억원 이상을 기록한 로맨스 판타지 웹소설로 2019년에는 웹툰으로 제작돼 태국, 대만, 인도네시아, 일본 등 아시아는 물론 프랑스에서도 큰 화제를 모았다. 이외에도 웹소설은 오디오 드라마화를 통한 시장 확장도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이는 웹소설 원작 팬들과 드라마 시청자뿐 아니라, 오디오북을 선호하는 소비자층을 공략해 웹소설 IP 경쟁력을 확보하고, 시장의 성장성에 기여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웹소설 '그대 곁에 잠들다'(플라비)는 배우 이제훈과 유인나가 참여해 국내 최초 오디오 시네마로 제작되며 큰 화제를 모았다. 끔찍한 불면증을 앓고 있는 천만 배우 이유신(이제훈 분)과 그를 재울 수 있는 유일한 목소리를 가진 윤하루(유인나 분)의 달달한 동거 로맨스를 그린다.
두 배우는 캐릭터의 감정 변화를 목소리로 섬세하게 그려내며 완성도 높은 작품을 만들어냈다는 평가를 받았다.

한편, 인기 웹소설 '재혼황후'와 '내 남편과 결혼해줘'도 오디오 드라마로 선보일 예정이다.
업계 관계자는 "한계 없는 상상력과 매력적인 캐릭터들로 독자들의 흥미를 유발하는 웹소설이 주목받으며 시청각 드라마로 다수 제작되고 있다"며 "새롭고 흥미로운 이야기를 찾는 독자들의 수요가 이어지는 만큼 웹툰에 이어 웹소설 또한 다양한 장르의 콘텐츠 제작을 위한 원천 IP로 주목받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yccho@fnnews.com 조용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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