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와 서울시 25개 자치구는 코로나19 여파로 어려움을 겪는 소상공인·취약계층·업종에 대한 총 1조원 규모의 지원 방안을 발표했다. 정부의 4차 재난지원금 대상에 포함 안된 사각지대를 보완한다는 취지라지만 정작 정부가 준비 중인 4차 재난지원금의 규모·지원 대상 등은 확정된 게 없어 서울시와 여당 소속 구청장들이 4월 재보궐선거를 겨냥한 선심성 정책을 내놓은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23일 관계당국에 따르면 서울시는 25개 자치구와 함께 5000억원의 예산으로 ‘위기 극복 재난지원금’을 마련하고 5000억 원 규모 융자금을 포함한 총 1조원 규모의 지원을 다음달 초부터 시작한다. 지난 2월 서울시 구청장 협의회가 2000억 원의 재원을 조성하고 서울시에는 그 이상의 지원금 편성을 요청한 데 따른 것이다. 지원이 필요한 대상을 선별해 직접적인 지원을 한다는 것이 기본 방향이다.
서정협 서울시장 권한대행은 "서울시와 25개 자치구는 한 마음 한 뜻으로 '위기극복 재난지원금' 지원을 차질 없이 추진해 민생경제의 봄을 한시라도 앞당기겠다"며 “정부의 4차 재난지원금과 결을 같이 하는 대책으로 정부 지원의 사각지대를 메우기 위함이지 선거와는 무관하다”고 말했다.
이동진 서울시구청장협의회장은 이번 지원안이 지난달 25일 협의회 총회의 제안을 계기로 추진됐다고 소개하고 "위기의 강을 모두가 무사히 건널 수 있도록 서로가 서로에게 연대와 협력의 손길을 내밀어주시기 바란다"고 호소했다.
서울시는 소상공인 지원에 2753억원의 예산을 투입한다. 정부의 4차 재난지원금과 별개로 집합금지·제한업종 27만5000곳에 60만~150만원의 '서울경제 활력자금'을 지원한다. 예컨대 실내체육시설 등 집합금지 업종은 정부 재난지원금 500만원에 더해 150만원까지 모두 650만원을 받게 된다.
4차 재난지원금 대상에 포함되지 않은 폐업 소상공인에도 50만원의 피해지원금을 지급한다. 지난해 코로나19가 본격 확산된 3월 22일 이후 폐업한 집합금지제한 업종 약 4만8000명이 대상이다. 소상공인을 위한 5000억원 규모의 무이자 융자도 지원한다. 모든 자치구에서 약 2만5000명이 지원받을 수 있는 규모로 최대 2000만원까지 1년간 무이자 대출이 가능하다.
저소득층, 미취업청년 등 취약계층을 대상으로는 1351억원을 지원한다. 시는 2년 내 미취업 청년(만 19~34세)에 각 50만원을 지역사랑상품권(제로페이)로 지급해준다. 기초생활수급자, 차상위계층, 법정 한부모가족 등 약 46만명에는 1인당 10만원의 생활지원금을 현금으로 준다.
서울시는 이번 지원 예산을 재난관리기금에서 충당한다고 밝혔다. 자치구는 재난관리기금, 예비비, 추가경정예산 등으로 재원을 마련할 계획이다.
하지만 서울시가 4월 재보궐선거를 앞두고 정부와 발맞춰 대규모 지원 계획을 발표한 것과 관련해 선심성 지원이 아니냐는 비판적 의견이 제기되고 있다. 그동안 서울시는 예산 부족을 이유로 피해업종 소상공인에 대한 직접적 손실 보상 등에 난색을 표해왔기 때문이다.
solidkjy@fnnews.com 구자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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