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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어드는 은행 점포… ‘온라인 특화 지점’서 답찾는다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1.04.05 18:18

수정 2021.04.05 18:18

변호사·지역 아파트 입주민 등
특정고객 위한 모바일 점포 형태
기존 창구 인력 활용해 맞춤서비스
하나銀 ‘MY브런치’ 올 정식 출범
전북은행도 지난달부터 시범운영
줄어드는 은행 점포… ‘온라인 특화 지점’서 답찾는다
디지털화 바람 속에서 시중은행들이 갈수록 점포를 줄여가는 가운데 창구인력을 활용하는 방안으로 고객 집단별로 '온라인 커뮤니티 점포'를 운영하는 일명 '디지털 브랜치' 전략을 펴고 있다.

디지털 브랜치는 기존 오프라인 점포에 키오스크 등을 설치했던 수준에서 아예 '특정 집단'만을 위한 모바일 점포를 차리는 형태로까지 발전하고 있다. 해당 전략은 은행이 희망퇴직을 통해 창구 인력을 줄여나가는 상황에서 새로운 상생의 길을 찾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5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하나은행은 지난해 파일럿 테스트했던 'MY브랜치' 서비스를 올해 정식 정식 서비스로 출시 준비 중이다. MY브랜치는 비대면 금융의 편리함과 기존 오프라인 점포의 특수성을 결합한 새로운 형태의 서비스다.
보통 은행의 모바일 앱은 불특정 다수 고객을 대상으로 보편적인 서비스를 제공해왔는데, MY브랜치는 디지털 고객에게도 직업 뿐 아니라 다양한 집단별로 맞춤 상품을 제공할 수 있다는 특징이 있다. 범용성 높은 모바일 앱 만으로는 핀테크업체나 인터넷은행에 경쟁력이 떨어질 수 있다는 판단에서 나온 전략이다.

MY브랜치는 네이버 '밴드'나 인터넷 커뮤니티와 비슷한 방식으로 운영된다. 한 모바일 지점을 은행원 한 명이 맡아 각종 금융 서비스를 제공하는 식이다. 현재 하나은행은 법무법인 태평양 변호사만을 위한 브랜치를 준비 중이다. 행원은 이들에게만 적용되는 우대금리 상품을 추천하고, 모바일로 상담까지 해 준다. 나아가 특정 지역의 아파트 입주민이나 직업군을 위한 브랜치 개점도 가능하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다양한 집단 별로 모바일 브랜치가 생기면, 개발비·서버 유지비 등이 늘어날 수 있지만 하나은행은 오프라인 점포와 비교하면 오히려 비용 절감 효과가 있다"고 말했다.

이 같은 전략이 희망퇴직 압박을 받고 있는 은행원들에게 새로운 길이 열릴 수 있을지 주목된다. 금융권의 디지털화 흐름 속에 시중은행 점포가 줄어감에 따라 창구 직원들이 설 자리도 점점 줄어들고 있어서다. 금융감독원의 금융통계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신한·KB국민·우리·하나·SC제일·씨티은행의 점포수(지점+출장소)는 지난 2015년 4311개에서 2016년 4144개, 2017년 3858개, 2018년 3834개, 2019년 3784개에서 2020년 9월 말 기준 3659개까지 줄었다.

MY브랜치 서비스가 정식 오픈하게 되면 이를 관리할 창구 인력이 더욱 필요해질 수도 있다. 오프라인 점포보다 다양한 집단별로 점포가 개설되기에 점포수도 많아질 것이기 때문이다. 또 모바일 지점을 잘 관리하는 행원은 이전보다 높은 보상을 받게 된다.

하나은행 뿐 아니라 다른 시중은행도 창구직원을 활용한 모바일 브랜치 서비스 제공을 준비 중이다. 전북은행은 지난달 '디지털 지점' 서비스의 시범 운영에 들어갔다. 고객은 특정 모바일 지점을 앱에서 특정 디지털 지점을 관리지점으로 선택할 수 있다. 전북은행 관계자는 "현재 시범 운영 단계라 모바일 지점이 많지 않지만, 이를 늘려 나가는 과정에서 창구 인력을 활용할 수 있다"고 전했다.


신한은행도 웹페이지를 따로 만들어 모바일 지점을 운영하고 있다. 지역 기반으로 운영되는 해당 웹페이지는 오프라인 지점과 비슷한 기능을 수행하며, 지역별 특색에 맞는 맞춤형 상품을 제공하고 있다.
직원과 상담이 필요하면 해당 오프라인 지점의 행원과 전화 상담도 가능하다.

king@fnnews.com 이용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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