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 제재로 재고 비축 늘면서 공급 부족
- "테슬라 능가하는 자율주행" 주장
- "테슬라 능가하는 자율주행" 주장
【베이징=정지우 특파원】중국 최대 통신장비업체 화웨이가 현재 글로벌 반도체 업계에 불어 닥친 공급 부족 현상에 대해 “미국 때문”이라고 비판했다. 미국 제재로 반도체 산업의 신뢰가 무너지면서 재고 비축량이 늘었고 공급망 사슬까지 훼손됐다는 논리다. 위기 극복을 위해 자율주행 자동차 기술 개발 등에 투자할 계획도 밝혔다.
13일 중국 매체에 따르면 쉬즈쥔 화웨이 순환회장은 전날 열린 ‘제18차 세계 애널리스트 대회’ 개막식에서 “화웨이 등 기업에 대한 미국의 제재가 글로벌 산업 전반에 걸친 공급 문제로 발전하고 있으며 세계적 경제 위기를 초래할 가능성이 있다”면서 이 같이 주장했다.
쉬 회장은 지난 2년 동안 미국이 화웨이에 3차례 제재를 가하면서 화웨이 뿐만 아니라, 글로벌 반도체 산업 체인의 신뢰 시스템 파괴됐다고 진단했다. 이로 인해 각 국가는 지역별 자급자족하는 반도체 공급망을 구축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중국, 유럽, 일본 등이 모두 반도체 투자를 늘려가고 있으며 독일, 프랑스, 스페인 등 유럽 17개국이 공동 성명을 통해 ‘반도체 독립’에 막대한 돈을 투자키로 결정했다는 것을 예로 들었다.
쉬 회장은 이처럼 지역별 반도체 자립을 위한 투자가 지속되면 반도체 가격은 35~65% 가량 급등할 것이라고 관측했다. 또 이는 곧 전자제품 가격 상승으로 이어져 최종 소비자의 부담이 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미국 반도체 산업협회가 발표한 보고서를 인용해 불확실성이 높은 시대에 글로벌 공급망을 강화하기 위해선 최소 1조달러(약 1127조원)의 초기 투자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반도체 산업을 정상적으로 되돌리고 더 큰 위기를 피하기 위해선 글로벌 신뢰와 산업체인 협력을 회복하는 것이 해답”이라고 강조했다.
쉬 회장은 미국의 제재로 재고 문제도 불거졌다고 평가했다. 그 동안 세계 반도체 산업은 수년 동안 재고 제로(0)를 추구했지만 미국의 제재 공황 때문에 기업들이 재고 비축 전략을 사용하면서 공급 부족이 가속화됐다는 설명이다.
그는 “중국 기업은 이미 공황 상태에 빠졌다”면서 “재고 전략을 사용이 확대되면 반도체 가격의 불확실성은 커질 것”이라고 진단했다.
쉬 회장은 ‘생존’을 위해 올해 자율주행차 기술에 10억달러(약 1조1000억원)를 투자할 것이라는 포부도 밝혔다.
그는 화웨이의 기술로 인간의 개입 없이 시내 도로에서 1000㎞를 자율주행으로 갈 수 있다면서 “이는 테슬라보다 훨씬 나은 것”이라고 홍보했다.
다만 쉬 회장은 자동차를 직접 제조하지는 않는 대신 베이징자동차, 충칭창안자동차, 광저우자동차 등 3개 자동차 제작사와 협력키로 했다고 전했다. 이들 회사의 서브 브랜드 차량에 화웨이의 자율주행 기술을 탑재하겠다는 의미다.
쉬 회장은 “미국의 반도체 공급 금지 조치로 인한 타격이 올해와 그 이후에도 계속될 것”이라며 “올해의 목표는 생존”이라고 덧붙였다.
jjw@fnnews.com 정지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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