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처, 내달 몰카 등 유형별 징계기준 세분화 추진
"갑질도 상당수..통계 안잡힌 것까지 보면 훨씬 많아"
음주운전 징계도 400건 육박..중대비위중 가장 높아
[파이낸셜뉴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이달초 공식 석상에서 기재부 내 괴롭힘·갑질 사건을 두고 "공직자로서 결코 있을 수 없는 행태다. 사실로 확인되면 일벌백계하라"고 지시했다. 이처럼 갑질(괴롭힘)과 성비위로 중징계를 받는 국가공무원들이 크게 증가한 것으로 확인됐다. 그간 엄격한 징계기준이 적용된 금품수수, 음주운전 징계가 감소 추세인 것과는 대조적이다. 공직사회에서 위력에 의한 갑질과 성비위 사건이 끊이질 않자 엄격한 진상조사 및 철저한 성인지 교육 등 세대 변화에 맞는 재발방지 대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갑질도 상당수..통계 안잡힌 것까지 보면 훨씬 많아"
음주운전 징계도 400건 육박..중대비위중 가장 높아
■성비위 공무원 최근 6년 1268명 징계
20일 인사혁신처에 따르면 지난 2017년부터 4년간 공무원 성비위(성폭력·성희롱·성매매) 징계 건수는 꾸준히 증가 추세다. 성비위 징계는 지난해 219건으로 전년(242건)보다 소폭 줄었지만 2015년 177건에서 계속 늘었다. 최근 6년간 성비위로 징계를 받은 공무원 수는 1268명에 달한다.
특히 성비위의 중징계 비중은 75.3%로 매우 높다. 지난 2016년 63.2%, 2019년 69%로 계속 증가 추세다. 이는 성비위로 징계받는 공무원 10명 중 7명이 중징계를 받는다는 얘기다. 중징계는 정직·강등·해임·파면이다.
공무원 성비위가 늘어난 것은 지난 2018년 성폭력을 고발하는 미투(Me Too) 운동이 확산되면서 그간 노출되지 않았던 공무원 성비위 사건이 고발·신고 등을 통해 드러난 것으로 분석된다.
인사처는 지난 2015년부터 세차례에 걸쳐 성비위 징계기준을 강화했다. 성비위·갑질을 은폐하고 적법한 조치를 하지 않을 경우 징계하고, 징계 시효도 3년에서 10년으로 연장했다. 그럼에도 공직자의 성비위 사건이 잇따르면서 더 엄격한 징계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직장내 갑질(괴롭힘)로 인한 징계건수도 크게 늘고 있다. 갑질 징계기준 신설(2019년)이후 첫 해인 지난해, 갑질로 인한 중징계는 9건으로 중징계 비율은 55.6%다.
공직사회 세대교체가 빨라지고 세대간 갈등과 인식차로 갑질에 대한 징계건수는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최선호 인사처 복무과장은 "새로운 유형인 갑질 징계도 상당 규모 발생하고 있는데 품위유지 위반 등 다른 징계유형과 중복되는 점을 감안하면 통계에 포함되지 않은 실제 갑질 비위는 이보다 훨씬 많다"고 설명했다.
공무원 행동강령에서 갑질을 직무권한 등을 행사한 부당 행위로 금지하고 있다. 대표적 갑질 행태는 직원에게 업무와 무관한 일을 시키거나 정당한 사유없이 심야시간에 일을 지시하는 행위, 모욕적 언행을 하는 행위 등이다.
인사처는 올해 성비위·갑질 징계기준을 체계화한다. 내달중 시행규칙을 개정해 성비위 관련 몰카(카메라 촬영·유포), 통신매체를 이용한 음란행위, 성비위 2차 가해 등 유형을 신설, 세분화한다. 갑질의 경우, 폭언 등 우월적 지위를 이용한 비인격적 대우를 비위 유형에 추가할 방침이다.
이정민 인사처 윤리복무국장은 "90년대생 진입 등 공직사회의 세대 교체와 변화가 빠르다. 성비위, 갑질과 같이 예전 같으면 용납되던 행동들도 지금은 중대비위로 징계대상이다. 국민들의 눈높이에 맞게 공직자 윤리 및 징계기준을 더 엄격하게 바꿔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징계공무원 5명중 1명 음주운전
최근 5년간 공무원의 전체 징계 건수는 감소 추세다. 지난 2016년 3015건에서 2018년 2057건으로 줄었다. 이어 지난해 징계건수는 1783건(잠정치)으로 전년(1952건)보다 8.6% 감소했다.
금품수수로 인한 징계건수는 눈에 띄게 줄었다. 지난해 기준 58건으로 전년(96건)보다 39.5% 감소했다. 2016년 9월 시행된 일명 김영란법(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에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김영란법 시행 첫해(2016년) 금품수수 징계는 123건에서 2017년 95건으로 줄었다.
음주운전으로 인한 공무원 징계 건수(2016년 1175건→2019년 394건)는 줄어들었으나, 여전히 400건에 육박하는 높은 수준이다. 지난해 387명이 음주운전으로 징계를 받았다. 인사처가 음주운전 징계기준을 강화(2019년) 했음에도 음주운전은 여전히 4대 중대비위 중에 가장 많다. 전체 징계의 20%대를 차지하는데, 비위 공무원 5명 중 1명이 음주운전으로 징계를 받았다.
skjung@fnnews.com 정상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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