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호화폐 도지코인이 파죽지세다. 올들어 6000% 넘게 폭등했고, 이번주에만 400% 폭등했다. 최근 암호화폐 시장 무게중심이 비트코인에서 이더리움, 리플 등 비주류인 이른바 '알트코인'으로 옮겨가는 가운데 암호화폐 거래소 코인베이스 상장이 폭발적인 상승세 불을 당긴 것으로 보인다.
도지코인은 이제 시가총액 규모가 400억달러에 이르게 됐다.
반면 암호화폐 거품 우려 역시 덩달아 높아지고 있다.
16일(이하 현지시간) CNBC에 따르면 도지코인은 이날 전일비 17센트(100.70%) 폭등한 34센트에 거래됐다.
14일 사상처음으로 10센트를 뚫은 뒤 파죽지세다.
그냥 농담으로 시작됐던 이 암호화폐는 일론 머스크 테슬라 공동창업자 겸 최고경영자(CEO) 등 유명인들이 가세하면서 이제 상위 10대 암호화폐 가운데 하나로 자리잡았다.
도지코인 출발은 사실 말도 안되는 것이었다. 2013년 시바견 초상이 그려진 '도지(Doge)'라는 밈 유행이 실제 암호화폐 탄생을 불렀다.
소프트웨어 엔지니어인 빌리 마커스와 잭슨 팔머가 화제가 됐던 밈을 바탕으로 결국 그 해에 도지코인을 만들어냈다. 그냥 '재미삼아' 비트코인의 대안으로 활용할 생각이었다. 그러나 이후 세력이 확장됐다.
코인게코에 따르면 도지코인은 이제 시가총액이 400억달러를 넘는다. 지난 24시간 동안에만 200억달러 넘게 폭증했다.
도지코인도 '게임스탑' 같은 이른바 '레딧주'처럼 미 개미투자자들의 정보 교환 사이트인 레딧 덕을 봤다.
게임스탑, AMC 엔테테인먼트 홀딩스 등이 레딧의 주식 정보 교환창인 '월스트리트벳츠'에서 화제가 됐다면 도지코인은 레딧의 암호화폐 정보 교환창인 '사토시스트리트벳츠'에서 화제가 됐다.
암호화폐를 창시한 '사토시 나카모토'라는 익명의 인물에서 이름을 따왔다.
16일 한 레딧 사용자는 미 주식거래 무료 플랫폼인 로빈훗 계정을 캡처해 자신의 도지코인 계정에 100만달러가 넘게 찍혀있는 사진을 올리기도 했다. 그는 "친구들, 내가 방금 도지코인 백만장자가 됐어"라며 자신의 도지코인 계정 사진을 올렸다. 계정에는 108만1441.29달러가 찍혀 있었다.
도지코인이 이번주 들어 급격하게 가격이 뛰고 있는 것은 14일 암호화폐 거래소 코인베이스 상장이 주된 배경이다.
암호화폐 대장주 비트코인, 2위주 이더리움 등이 각각 6만4000만달러, 2500달러를 찍으며 사상최고치로 올라선 가운데 도지코인 역시 급등한 것이다. 다만 도지코인 가격이 이들에 비해 워낙 낮아 상대적으로 상승폭이 클 뿐이다.
최근 "도지, 달로 간다"는 트윗을 올려 도지코인 가격 급등을 부채질했던 머스크는 15일 "도지, 달에서 짖는다"는 트윗을 올려 다시 한 번 도지코인 폭등세를 촉발했다.
그러나 거의 장난같은 유희 속에 도지코인 가격이 폭등하는 것 자체가 암호화폐 시장에 거품이 잔뜩 끼었음을 시사하는 것이라는 우려도 높아지고 있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가 매월 전세계 주요 펀드매니저들을 상대로 하는 설문조사에서는 이달 응답자의 70%가 "암호화폐가 거품인가"라는 질문에 "그렇다"라고 답했다.
영국 투자 애플리케이션 프리트레이드의 데이비드 킴벌리 애널리스트는 "도지코인 상승세는 '누가 더 바보인가' 이론의 전형"이라면서 시장에서 폭탄돌리기가 일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사람들은 어떤 중요한 내재 가치가 있어서 도지코인을 사는 것이 아니라 다른 이들이 여기에 몰려들어 가격을 끌어올리고, 그러고나면 자신은 곧바로 빠져나가 단기간에 큰 돈을 만질 수 있을 것이라는 희망으로 매수에 나선다"고 지적했다.
킴벌리는 이어 "모두가 이렇게 하면 결국 거품이 터지고, 제때 시장을 빠져나오지 못하면 빈털털이가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또 "그 때가 언제일지 아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면서 무모한 투자를 즉각 멈출 때라고 권고했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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