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선 '불안감' 여전…김창룡 경찰청장 "나부터 맞겠다"
[파이낸셜뉴스]
26일부터 경찰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시작되지만, 일선 경찰관들의 불안감은 가라앉지 않는 모습이다. 특히 경찰관들이 아스트라제네카(AZ) 백신을 맞을 예정이어서, 최근 제기되는 AZ 백신의 불안정성 논란과 겹쳐 불신이 커지고 있다. 지휘부는 설득에 나섰으나, 백신 접종을 강제할 수는 없어 난처한 상황이다. 경찰청은 추이를 지켜보며 접종을 독려한다는 방침이다.
25일 경찰청에 따르면 경찰은 이달 26일부터 내달 8일까지 코로나19 백신 예방접종을 실시한다. 접종 대상 경찰관은 총 12만970명이다.
방역 당국이 사회 필수인력의 백신 접종을 6월에서 이달 말로 앞당긴 데 따른 조치다.
경찰청 관계자는 "질병관리청의 사전예약 시스템을 통해 예약 중"이라며 "정확한 접종 인원은 아직 파악되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다만 AZ 백신의 불안정성 논란이 가중되고 있어, 일선에서도 '백신 접종을 미루고 싶다'는 의견이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30% 가량이 30대인 상황에서, 주로 젊은 경찰 층에서 AZ 백신의 부작용이 보고되고 있어 거부감이 클 수밖에 없다.
지구대에서 근무하는 30대 일선 경찰관은 "백신 신청을 하지 않을 예정"이라며 "백신을 맞고 사지마비가 됐다는 사례를 보고 걱정이 늘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구대에서) 백신 접종을 강제하는 분위기는 없다"고 덧붙였다.
지난 20일에는 '아트라제네카 백신 군인, 소방관, 경찰 접종 중단 요청'이라는 청와대 국민청원이 올라와 3700여명이 동의하기도 했다. 작성자는 "국가의 미래를 짊어져야할 젊은이들에게 위험과 불안이 가득한 백신 접종을 중단할 것을 청한다"고 강조했다.
직원들의 불신이 깊어지면서 경찰 지휘부는 난처한 입장에 놓였다. 대민 업무 특성상 백신 접종은 필수적이지만 AZ 백신의 불안감을 뒤로 하고 접종을 강제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이런 애매한 상황은 김창룡 경찰청장의 관련 발언에서도 나타났다.
김 청장은 지난 19일 백신 접종과 관련해 "기본적으로 본인 의사에 따라 결정할 사안"이라며 "본인 동의가 없으면 예약이 자동적으로 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도 같은 날 내부망에 올린 글에는 "백신 접종에 경찰 가족 모두가 적극적으로 참여해달라"며 "청장인 나부터 솔선수범하겠다"고 적었다. 강제 대신 설득을 통해 접종 동참을 호소하고 있는 셈이다.
경찰청은 분위기를 파악해 접종을 독려한다는 방침이다. 경찰청 관계자는 "2주일동안 접종이 이어지고, 다음주까지 예약이 진행되고 있기 때문에 '우려스럽다'고 단언하긴 어렵다"며 "메일, 문자발송 등을 통해 직원들의 적극 참여를 독려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bhoon@fnnews.com 이병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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