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경제

비트코인 폭락에 암호화폐 시총 2000억달러 이상 사라져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1.04.24 07:33

수정 2021.04.24 07:33

[파이낸셜뉴스]
비트코인. 로이터뉴스1
비트코인. 로이터뉴스1

비트코인 가격 5만달러 선이 붕괴하고, 이더리움이 8% 넘게 폭락하는 등 암호화폐 시장이 급락하고 있다. 시가총액은 단 하루만에 2000억달러 이상 쪼그라 들었다.

CNBC는 23일(이하 현지시간) 코인메트릭스를 인용해 비트코인이 7.3% 급락한 4만9730달러로 5만선 밑으로 주저앉고, 이더리움은 8% 급락한 2320달러로 밀렸으며, 리플(XRP)은 16% 폭락했다면서 이같이 전했다.

비트코인은 다만 23일 오후 들어 낙폭을 만회하며 5만548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이날 폭락세로 암호화폐 시장 전체 시가총액이 2000억달러 넘게 사라졌다.


암호화폐 거래소 루노의 비제이 아야르 사업개발 책임자는 "시장이 그동안 상당히 달아올랐기 때문에 추후 상승을 위한 발판 다지기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지만 전망이 녹록치는 않아 보인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최대 43.4%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는 부유층에 대한 대규모 자본소득세율 인상을 조만간 발표할 예정이라는 점이 암호화폐 시장에 직격탄을 날렸기 때문이다.

주식시장은 이같은 보도가 나온 22일 급락했다가 이날 실지를 만회했지만 암호화폐 시장은 달랐다.

애널리스트들은 바이든 대통령의 지본소득세율 인상이 암호화폐 투자자들에게 확대적용될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지난 1년간 암호화폐 폭등세로 백만장자가 된 이들이 많기 때문에 이들이 과세대상에 포함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올들어서만 비트코인 가격이 66% 폭등했고, 암호화폐 2위 종목인 이더리움은 상승폭이 200%를 웃돈다.

비트코인이 주류 편입 속도를 높이고 있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 이후 급격한 통화발행 증가가 인플레이션(물가상승) 우려를 부르며 암호화폐 수요를 부추겼기 때문이다.

제도권 편입에 속도가 붙고 있어 암호화폐 타격이 이전만큼 심각하지는 않을 것이란 낙관도 많지만 각국의 규제 강화가 시장을 계속해서 짓누르는 모양새여서 전망은 불확실하다.

미 최대 암호화폐 거래소 가운데 하나인 크라켄의 제시 파월 최고경영자(CEO)는 각국 정부가 비트코인을 비롯한 암호화폐를 심각하게 규제할 가능성을 경고했다. 크라켄은 지난주 상장한 코인베이스의 최대 경쟁사다.

인도가 암호화폐 거래는 물론이고 소유까지 금지하는 방안 도입을 검토 중이라는 보도가 나왔고, 2월에는 재닛 옐런 미 재무장관이 비트코인을 '투기성 높은 자산'이라며 투자자들에게 대규모 손실 위험을 경고하기도 했다.

반면 각국이 어떻게 비트코인을 규제할지 논의가 활발한 가운데 중국은 규제 강화를 통한 제도권 편입에 무게중심을 싣고 있다.

지난주 중국인민은행(PBOC) 부총재는 비트코인을 '대체 투자수단'이라고 칭해 제도권 편입에 좀 더 긍정적이 됐음을 시사했다. 앞서 PBOC를 비롯한 중국 규제당국은 2017년과 2018년 비트코인 등 암호화폐를 대대적으로 규제한 바 있다.


한편 22일에는 터키 최대 암호화폐 거래소 창업자 겸 CEO가 비트코인 가격 급락으로 어려움에 몰리자 고객돈 20억달러를 챙겨 국외로 탈출하는 사건도 터지는 등 잘나가던 암호화폐 시장이 급속히 불안해지고 있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fnSurv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