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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PTV 키우려다…고사 위기 처한 케이블TV

김아름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1.04.29 17:07

수정 2021.04.29 18:23

IPTV, 유선방송보다 매출 많지만
프로그램 사용료 규제 적용 안돼
유선방송사업자는 업계 최고 부담
IPTV 키우려다…고사 위기 처한 케이블TV
통신사 위주로 재편된 유료방송 시장에서 개별 종합유선방송사업자(SO)들이 설자리를 잃어가고 있는 가운데 프로그램 사용료 부담은 업계 최고 수준으로 나타났다. 유료방송 시장이 이통 3사의 과점 체제로 굳어져가면 결국 피해는 소비자들이 질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2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인터넷(IP)TV의 수신료 매출액은 케이블TV 보다 3배 이상 높은데 프로그램 사용료 지급비율은 2배나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 2020 방송사업자 재산상황공표집에 따르면 SO의 수신료 매출 대비 기본프로그램 사용료 비율은 지난 2014년 36.1%에서 2015년 44.5%, 2016년 50.3%, 2017년 52.7%, 2018년 54.1%, 2019년 55.6%로 계속해서 늘어나는 추세다. 반면 IPTV의 경우 같은 기간 30.4%, 25.9%, 27.4%, 23.8%, 25.6%, 25.4%를 기록해 오히려 줄어드는 모습이다.

이같은 현상은 SO의 수신료 매출 자체가 줄었기 때문이다.

같은 기간 SO들의 기본수신료 매출액은 8266억원, 7038억원, 6234억원, 5951억원, 5980억원, 5672억원으로 줄었다. 반면 IPTV는 7759억원, 9872억원 1조1201억원, 1조3627억원, 1조5138억원, 1조7290억원으로 매년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다.


SO들은 막대한 경품을 지급하며 가입자를 유치하고 있는 IPTV들과 시장경쟁 자체가 불가한 상황이다. IPTV 가입자수는 고공비행을 하며 늘어나고 있는 반면 SO는 점점 이탈하고 있다.

지난 2017년 상반기 1396만8178명이던 SO 가입자수는 2020년 상반기 1330만818명으로 감소했다. 이와 달리 IPTV 가입자수는 1363만2000명에서 1780만8213명으로 기하급수적으로 늘었다.

IPTV가 이렇게 프로그램 사용료를 SO보다 낮은 비율로 내고 있는 이유는 '후발주자'라는 이유 때문이다.


한 SO 관계자는 "지난 2008년부터 재허가 심사 조건으로 프로그램 사용료로 수신료 매출액의 일정부분을 배분하도록 했는데 후발주자인 IPTV에는 적용되고 있지 않다"라고 지적했다.

문제는 IPTV가 이 같은 규제의 사각지대에서 훨훨 날아다니는 동안 개별 SO 기업들이 버티지 못하고 하나둘씩 사라져 버려 독점 시장으로 변질 될 수 있다는 점이다.


관련 업계 관계자는 "개별 SO 사업자들이 사업을 포기하는 사태까지 발생할 수 있다"라며 "케이블TV와 위성방송 등 IPTV를 견제할 사업자가 무너지고 유료방송 시장이 이통 3사의 과점 체제로 굳어지면 고객들의 요금 인상은 불가피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true@fnnews.com 김아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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