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미술품·부동산 등 이건희 유산 전국 곳곳에 ‘나눔’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1.04.29 18:03

수정 2021.04.29 18:22

이중섭 대표작 12점은 제주도行
지방 미술관·박물관 등에도 기증
지역 문화향유 격차 해소에 도움
부산 장산 임야도 주민들 품으로
이중섭 화가의 섶섬이 보이는 풍경
이중섭 화가의 섶섬이 보이는 풍경
고 이건희 삼성 회장이 보유하고 있던 미술작품, 부동산 등 유산이 제주·부산 등 전국 곳곳에 기증됐다.

'천재화가' 이중섭의 대표작품 12점의 원화가 제주도에 기증됐다. 이 회장이 소유하고 있던 걸작들이 지방 미술관과 박물관 등에도 기증되면서 지역 문화향유의 격차가 일부 해소될 것이란 평가가 나온다. 이 회장이 남긴 부산지역의 토지도 주민들의 품으로 돌아가게 됐다.

제주특별자치도는 29일 제주도청 본관 2층 삼다홀에서 온라인 브리핑을 갖고 이 회장의 유족인 삼성가로부터 이중섭의 대표 작품 12점을 기증받아 서귀포시 이중섭미술관에 소장한다고 밝혔다.
기증 작품에는 지난 1951년 이중섭 화가가 가족과 함께 서귀포에 머물며 남겼던 △섶섬이 보이는 풍경 △해변의 가족 △비둘기와 아이들 △아이들과 끈 △물고기와 노는 아이들 등 유화 6점과 수채화 1점이 포함됐다.

이중섭이 일본에서 활동하던 당시 연인인 이남덕 여사에게 보냈던 1940년대 엽서화 3점과 서귀포와 관련이 있는 '게(蟹)'와 가족, 물고기, 아이들을 모티브로 1950년대에 제작한 은지화 2점도 함께 전달됐다. 원희룡 제주도지사는 이날 브리핑에서 "이중섭 화가의 귀한 작품을 기증해주신 삼성가에 감사드리며 기증 작품을 지역문화 자산으로 잘 보존하고, 활용할 것을 약속한다"고 말했다.

제주도는 이번 이중섭 대표작 기증의 뜻을 이어받아 지속적인 작품 확보와 이중섭미술관 인근 부지를 활용해 시설 확충을 계획하고 있다. 향후 전시공간을 넓히고 관람객 편의를 제공해 지역 문화 예술 진흥과 관광 활성화를 위해 적극 활용할 방침이다. 유족 측은 "이중섭 화가 작품 기증은 대한민국 문화예술 발전을 위해 헌신한 고인의 뜻을 기리는 차원에서 기증된 것"이라며 "국민의 문화 향유 기회를 확대하고 지역 간 문화 격차를 해소할 수 있도록 지역 사회로 환원한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기증 작품들은 이중섭의 기일인 9월 6일을 전후로 특별전시회를 통해 대중에 공개된다. 이번 삼성가의 기증으로 이중섭미술관이 소장한 이중섭 원화 작품은 59점이 된다. 이중섭 서지 자료 및 유품 등 37점을 포함하면 소장 작품은 총 96점이 된다.

이 회장의 고미술품 대규모 기증은 수도권과 지방 박물관들의 격차를 해소하는 데 큰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된다. 국립중앙박물관은 이 회장 유족들이 기증한 대규모 유물을 13개 소속 박물관 상설전시에도 활용할 계획이어서 지방 문화기반시설 활성화로 이어질 전망이다.

아울러 유족들은 부산 우동 산2번지에 위치한 토지도 해운대구에 기부했다. 이 회장 유족 측은 해운대구가 장산을 구립공원으로 지정하기 위해 노력 중인 사실을 알고, 구립공원 조성을 통한 산림 보존에 힘을 보태고자 기부를 결정했다. 이 토지는 장산산림욕장과 장산계곡이 위치한 임야다.
면적이 약 3만8000㎡에 달한다.

구는 공유재산 심의 및 공유재산 관리계획 변경계획안 심의 등 발 빠른 대처로 기부채납이 조속히 진행될 수 있도록 추진했다.
해운대구의회도 기부자의 뜻에 공감해 기부채납 심의만을 위한 원 포인트 임시회를 개회해 뜻을 같이 했다.

km@fnnews.com 김경민 안승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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