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호화폐 도지코인이 4일(이하 현지시간) 40% 가까이 폭등한 것은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미국 코미디쇼 새터데이나잇라이브(SNL) 호스트로 출연하는데 따른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한마디로 도지코인이 별다른 재료 없이 그저 시장의 관심 하나만으로 급등했다는 것이다.
이날 폭등세로 다시 시가총액 기준 4위 암호화폐로 부상한 도지코인에 거품논란이 가열되고 있다.
CNBC에 따르면 오안다의 선임 시장 애널리스트 에드워드 모야는 "도지코인은 일론 머스크가 SNL 호스트로 출연하면서 촉발될 도지코인 상승세를 놓치지 않으려는 많은 암호화폐 투자자들 덕에 급등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머스크는 오는 8일 NBC 방송의 SNL 쇼 호스트로 출연한다. 그는 트윗으로 도지코인 가격을 끌어올린 대표적인 인물 가운데 한 명으로 도지코인을 타고 달나라까지 가자는 트윗을 올려 최근 가격 폭등세를 부추기기도 했다.
도지코인은 2013년 12월 장난으로 시작됐지만 이후 머스크, 래퍼 스눕독, 헤지펀드 투자자 마크 큐번 등 유명 인물들이 분위기를 띄우면서 올들어 1만1000% 이상 폭등했다.
개미투자자들 사이에 화제가 되면서 소셜미디어를 타고 가격이 오르고 있다.
도지코인 급등세는 상당수 전문가들로부터 암호화폐 시장에 거품이 얼마나 높아졌는지를 비판하는 소재로 즐겨 활용된다.
무엇보다 도지코인은 다른 암호화폐보다도 유독 소수의 초기 투자자들에게 집중돼 있다는 점 때문에 비판을 받고 있다. 투자자 98명이 도지코인 68%를 소유하고 있고, 이 가운데 5명이 40%를 갖고 있다.
또 최대 투자자 1명이 전체 도지코인의 28%를 보유 중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큰 손들에 휘둘리는 시장이라는 것을 뜻한다. 도지코인이 어느 정도 상승하면 큰 손들이 보유 코인을 털어내 시장을 쑥밭으로 만들지 모른다는 우려다.
그러나 도지코인이 적어도 단기적으로 상승세를 지속할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오안다의 모야는 지금쯤이면 도지코인 거품이 터져야 했지만 그렇지 않았다면서 "기관투자가들이 이 모멘텀을 활용하는데 관심이 있어 가격이 추가 상승할 여지가 생겼다"고 분석했다.
장기적으로 도지코인이 제자리를 잡으면서 탄탄한 가치를 지닌 암호화폐로 성장할 수 있다는 긍정론도 있다.
블록워터캐피털의 마이크 브루셀라 파트너는 "한 자산(도지코인)을 둘러싸고 충분한 공동체가 형성되면 이 공동체는 장기적으로 공급을 감축하는 형태를 통해 장기가치를 효과적으로 창출하도록 결정한다"면서 이렇게 되면 도지코인 역시 가치있는 암호화폐가 될 수 있다고 낙관했다.
브루셀라는 도지코인이 공급을 감축하는 채굴 반감기 같은 것을 도입하거나 채굴을 어렵게 만들게 되면 장기적으로 가치가 올라갈 수 있다고 전망했다.
도지코인은 비트코인, 이더리움 등 다른 주류 암호화폐와 달리 공급에 제한이 없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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