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산 4승 도전' 양희영, 2타차 공동 3위
주타누간은 9일 태국 촌부리의 시암CC 파타야 올드 코스(파72)에서 열린 LPGA투어 혼다 타일랜드(총상금 160만달러) 마지막날 4라운드에서 보기 없이 버디만 9개 쓸어 담아 9언더파 63타를 쳤다. 최종합계 22언더파 266타를 기록한 주타누간은 아타야 티티쿨(태국·21언더파 267타)의 추격을 1타 차로 뿌리치고 따돌리고 우승했다.
주타누간은 2013년 이 대회에 추천 선수로 출전해 다잡았던 우승 기회를 날려 버린 악몽이 있다. 당시 대회 마지막날 17번홀까지 2타차 선두를 달리며 우승을 예약했던 주타누간은 마지막 18번홀에서 통한의 트리플 보기를 하며 박인비(33·KB금융그룹)에게 우승을 헌납했다.
그 기억 때문에서였을까. 먼저 경기를 마친 뒤 연장전을 준비하던 주타누간은 챔피언조의 티티쿨의 버디 퍼트가 홀을 외면해 우승이 확정되자 언니 모리야를 부둥켜 안고 참았던 눈물을 펑펑 쏟아냈다. 2015년부터 LPGA투어에서 활동한 주타누간은 데뷔 2년 만인 2016년 요코하마 타이어 LPGA 클래식에서 첫승을 거뒀다.
그 해에 5승을 거둬 여자 골프 강자로 떠오른 주타누간은 2017년 2승, 2018년 3승 등 3년만에 통산 10승을 채웠다. 그리고 그런 활약에 힘입어 태국 출신으로는 최초로 여자골프 세계랭킹 1위까지 올랐다. 드라이버의 정확도가 떨어져 티샷을 우드와 아이언으로 잡으면서 이뤄낸 것이어서 더욱 화제가 됐다. 하지만 이후 극심한 슬럼프에 빠져 작년까지 2연여간 우승이 없었다.
선두에 5타 뒤진 9위로 최종 라운드에 임한 주타누간은 전반에만 5타를 줄이면서 선두 티티쿨을 1타 차로 추격했다. 후반 들어서도 10번과 12번홀에서 징검다리 버디를 추가하며 계속 선두를 추격했다. 그리고 마지막 18번홀에서 버디를 기록하며 공동 선두로 먼저 경기를 끝냈다.
하지만 초청으로 출전해 챔피언조에서 경기를 펼친 티티쿨이 17번홀(파4)에서 3퍼트 보기를 범해 1타차 단독 선두로 올라섰다. 티티쿨이 마지막 18번홀(파5)에서 두 번째샷이 퍼터를 잡을 수 있는 그린 가장자리로 보내면서 연장전이 예상됐다. 그러나 티티쿨의 퍼터로 친 세 번째 샷이 홀 2m 앞에서 멈춰섰고 버디 퍼트마저 홀을 외면하면서 주타누간의 우승이 확정됐다.
이 대회에서만 2015년과 2017년, 2019년까지 세 차례 우승했던 양희영(32·우리금융그룹)은 이날만 8타를 줄이는 뒷심을 발휘했으나 2타가 모자라 공동 3위(최종합계 20언더파 268타)로 대회를 마쳤다. ANA 인스퍼레이션 우승자 패티 타와타나킷(태국), 유소연(31·메디힐)도 양희영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 최운정(30·볼빅)이 자신의 시즌 최고 성적인 공동 6위(최종합계 19언더파 269타)로 대회를 마쳤다.
golf@fnnews.com 정대균 골프전문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