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지코인의 아버지' 일론 머스크 테슬라 공동 창업자 겸 최고경영자(CEO)가 14일(이하 현지시간) 트윗 한 마디로 암호화폐 도지코인 가격을 40% 가까이 끌어올렸다.
CNBC 등 외신에 따르면 머스크가 전날 도지코인 개발자들과 전력소모를 낮출 수 있도록 해주는 거래 효율성 제고를 위해 협력하고 있다는 트윗을 올린 뒤 도지코인 가격이 급등했다.
여기에 높은 거래수수료 부담 때문에 미국 상장 암호화폐거래소 코인베이스에 상장돼 있지 않는 도지코인이 조만간 상장될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 것도 가격 상승을 촉발했다.
코인메트릭스에 따르면 도지코인은 이날 장중 상승폭이 40%에 이르며 56센트를 넘어서기도 했다.
다만 불과 1주일전 67센트까지 육박했던 것에 비하면 여전히 20% 낮은 가격이다.
암호화폐 가격은 머스크의 입만 바라보고 있다.
12일에는 머스크가 테슬라 대금지급 수단으로 더 이상 비트코인을 받지 않겠다고 선언한 뒤 비트코인을 비롯한 암호화폐 가격이 폭락하기도 했다.
비트코인 채굴에 엄청난 전력이 들어가면서 기후위기를 심화시킨다는 비판에 따른 것이라고 밝히기는 했지만 개운치 않은 뒷맛을 남겼다.
스스로 도지코인의 아버지라고도 부르는 머스크는 그러나 무엇보다 도지코인 가격 급등락의 방아쇠 역할을 하고 있다.
"도지코인을 달까지"라는 트윗으로 도지코인 가격 폭등을 촉발했던 그는 미국 NBC 방송의 코미디쇼 새터데이나잇라이브(SNL) 호스트로 출연한다는 소식으로 또 한 번 가격 급등을 불렀다.
그러나 정작 SNL에 출연해서는 도지코인을 '사기(hustle)'이라고 말해 가격을 폭락시킨 바 있다.
또 테슬라 대금지급 결제수단으로 비트코인을 받지 않겠다면서 암호화폐가 기후위기를 가중시킨다고 발언해 비트코인 뿐만 아니라 도지코인 가격도 폭락시킨 바 있다.
그러나 13일에는 도지코인 전력 소모를 낮출 수 있는 방안을 찾기 위해 개발자들과 협력하고 있다며 가격 상승을 부추겼다.
미국 최대 암호화폐 거래소 가운데 하나로 유일하게 상장된 거래소인 코인베이스도 13일 도지코인 전망에 긍정적인 재료를 내놨다.
상장 이후 수수료가 높다는 점이 늘 문제점으로 지목받아왔고, 이때문에 가격이 낮은 도지코인 같은 암호화폐는 거래 종목에 포함시키지 못했던 코인베이스는 이날 도지코인을 등록하겠다고 밝혔다.
6~8주 안에 도지코인이 코인베이스에서 거래되도록 하겠다는 것이었다.
암호화폐 시장에서 가장 뜨거운 종목인 도지코인을 계속해서 방치할 수 없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도지코인은 지금까지 거래 수수료가 없는 무료 주식거래 애플리케이션 로빈훗에서 주로 거래돼왔다.
코인베이스가 도지코인을 등록하면 도지코인 거래는 더 활성화될 전망이다.
그렇지만 2013년 장난삼아 시작된 도지코인에 대해 비트코인 충성파들은 계속해서 회의적이다.
전체 발행물량, 채굴가능한 규모가 2100만개로 한정돼 있는 비트코인과 달리 도지코인은 무한정 발행이 가능하고, 채굴 속도 역시 빨라지게 돼 있어 가치를 보장할 수 없다는 것이 가장 큰 이유다.
또 소수 대형 투자자들에게 도지코인 대부분이 몰려있어 이들에게 휘둘릴 수 있다는 점도 문제로 지목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도지코인은 로빈훗을 통해 빠르게 확산돼 지금은 시가총액이 680억달러를 넘어서며 시총기준 4위 암호화폐가 됐다.
한편 이날 암호화폐 1, 2위 종목인 비트코인, 이더리움 역시 상승세를 탔다.
비트코인은 3.7% 오른 5만695달러, 이더리움은 10% 뛴 4052달러를 기록했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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