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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리 오르면 끝"…서학개미, 22개월만에 순매도로 돌아섰다 [해외주식투자 열기 식나]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1.05.17 18:14

수정 2021.05.17 18:14

이달에만 2억2097만달러 팔아
인플레 우려에 테크株 줄줄이 하락
새 테마주 없자 일단 차익실현나서
'사상 최고치' 릴레이를 이어갔던 뉴욕증시가 인플레이션 우려 등으로 흔들리고, 서학개미들이 대거 투자했던 기술주가 하락하면서 해외주식 투자자들도 발길을 돌리고 있다. 그동안 가장 많이 사들였던 미국 전기차업체 테슬라 주가가 지지부진하고, 비트코인으로 넘어가는 서학개미들이 늘어나면서 해외주식도 1년10개월 만에 순매도세로 돌아섰다.

17일 한국예탁결제원 증권정보포털 세이브로에 따르면 5월 들어 15일까지 해외주식 투자자들은 2억2097만달러(약 2509억원)를 순매도했다. 아직 5월이 절반가량 남아 있지만 월별 투자를 기준으로 해외주식 투자가 순매도로 돌아선 것은 2019년 8월 이후 처음이다.

해외주식 투자가 주춤한 건 이달만의 일이 아니다.
지난 1월 52억130만달러로 역대 최대 순매수액을 기록한 이후 2월 31억9888만달러, 3월 30억2687만달러, 4월 22억6006만달러로 꾸준히 감소세를 기록 중이다. 특히 해외시장 중 참여규모가 가장 큰 미국주식 매수세가 크게 주춤하고 있다.

한국예탁결제원 관계자는 "5월 미국주식 3억3864만달러 순매수 중이긴 하지만 4월 순매수 규모 21억43만달러의 6분의 1 수준"이라면서 "5월 거래일수가 이미 절반 지난 것을 감안하면 5월 순매수 규모 4월 대비 크게 줄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최근 서학개미들이 해외주식을 매도하는 이유로 시장 변동성을 들었다. 그동안 서학개미들이 테슬라, 애플, 구글 등 성장주 위주로 포트폴리오를 구성했지만 인플레이션 논란이 커지면서 주가가 빠지자 차익실현에 나선 것이라는 분석이다.

정용택 IBK투자증권 리서치본부장은 "서학개미들이 테슬라뿐 아니라 테크주 중심으로 많이 주식을 사들였고, 아크인베스트의 최고경영자(CEO)인 캐시 우드에 열광하면서 관련 상장지수펀드(ETF)에도 몰려갔다"면서 "최근 금리상승 우려를 앞두고 포트폴리오가 조정되는 과정에서 새로운 대안이 나오지 않으면서 서학개미들이 주식을 줄이고 있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다만 이런 매도세가 커지는 가운데서도 새로운 테마가 나오거나 신규 투자처가 나오면 서학개미들이 또다시 해외주식 투자에 눈길을 줄 수 있다는 예측이다. 그동안 성장주나 리스크 자산에 투자했다면 채권형이나 안정형 자산 위주로 포트폴리오를 재편하거나 가치주 위주로 ETF를 담는 등 자산의 순환이 이뤄질 것이라는 설명이다.


정 본부장은 "국내외 금리가 여전히 낮고 국내 자산 일드(수익)가 제한적인 상황에서 일본 사례를 살펴보면 결국 해외자산은 형태가 조금 바뀔 뿐 크게 줄어들지 않는다"면서 "올 초 서학개미들이 직접투자 붐을 일으켰기 때문에 이례적 현상이 일어난 것이지 해외투자는 지속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kmk@fnnews.com 김민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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