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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현진 천적 군단 보스턴 깼다 [성일만의 핀치히터]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1.05.19 13:26

수정 2021.05.19 13:26

[파이낸셜뉴스]
19일(한국시간) 보스턴을 상대로 시즌 4승째를 따낸 류현진(토론토 블루제이스). /사진=뉴시스
19일(한국시간) 보스턴을 상대로 시즌 4승째를 따낸 류현진(토론토 블루제이스). /사진=뉴시스

류현진(34·토론토 블루제이스)이 또 한 번 일을 냈다. 19일(한국시간) 천적 타자들 4명 포함 7명의 우타자를 출전시킨 보스턴 레드삭스와의 홈경기서 류현진은 7이닝 4피안타 무사사구 7탈삼진의 완벽투를 선보였다.

류현진은 시즌 4승(2패)째를 올렸고, 평균자책점은 2.51로 낮아졌다. 이는 아메리칸리그(AL) 8위에 해당된다. 올 시즌 보스턴은 AL에서 가장 화끈한 공격력을 과시해온 팀. 15개 팀 가운데 장타율(0.446)과 OPS(0.772) 각각 1위, 홈런(53개) 타점(198개) 타율(.264) 각각 3위에 오른 무시무시한 팀이다.


그동안 보스턴 타자들은 류현진을 상대로 0.319의 타율을 기록할 만큼 까다로운 상대였다. 이날도 마르티네스(0.308) 보거츠(0.400) 곤잘레스(.500) 달벡(1.00) 등 류현진에게 3할 이상을 기록한 타자들을 포진시켰다. 류현진의 2021시즌 피안타율은 0.229.

이들 네 타자들을 상대로 4번 타자 보거츠에게만 안타 하나를 내줬을 뿐 14타수 1안타(0.07)로 꽁꽁 묶었다. 미국 최대 스포츠전문 사이트 ESPN은 ‘대가의 피칭(masterful pitching)’이었다는 표현으로 극찬했다.

토론토는 그리척의 홈런 등 장단 18안타로 보스턴 마운드를 폭격해 8-0으로 대승했다. 이로써 AL 동부지구 2위 토론토는 선두 보스턴에게 반 게임차로 바짝 추격했다. 다음 경기 결과에 따라 선두로 올라 설 수도 있게 됐다.

한편 이날 생일을 맞은 최지만(30·탬파베이 레이스)는 볼티모어 오리올스와의 원정경기서 시즌 첫 홈런포를 쏘아 올렸다. 최지만은 8회 한 가운데 담장을 넘기는 큼지막한 투런포를 터트렸다. 탬파베이의 13-6 승리.

역시나 류현진의 위기관리 능력이 빛났다. 7회 가운데 네 차례 주자(실책 포함)를 내보냈으나 한 번도 홈을 밟게 하진 않았다. 4회 선두타자 버두고에게 우익선상 2루타를 허용했을 때가 가장 아찔했다. 류현진의 다저스 시절 동료 버두고는 이날 유일하게 멀티히트를 기록했다.

천적 타자들인 마르티네스와 보거츠가 잇달아 타석에 들어서는 위기상황. 3번 마르티네스를 3루 땅볼로 저지했다. 보거츠가 유격수 땅볼을 때려 상황이 종료되는 가 했는데 실책으로 1사 1,3루의 더 큰 위기로 빠져들었다.

류현진은 5번 타자 데버스와 풀카운트까지 가는 신중한 승부를 벌였다. 결국 몸쪽으로 떨어지는 유인 커브를 던져 데버스를 유격수 플라이로 솎아냈다. 다음 타자 바스케스와도 풀카운트 승부가 이어졌다.

이번에도 느린 커브(119㎞)로 바스케스를 좌익수 플라이로 처리했다. 데버스와의 승부구와 위치만 다를 뿐 똑같은 스피드의 커브였다. 위기 상황서 데버스에겐 빠른 공 4개와 체인지업에 이은 느린 커브, 바스케스에겐 커터 3개와 체인지업 2개 다음에 느린 공으로 타이밍을 빼앗았다. 대가의 능수능란함이 느껴지는 피칭이었다.

6회 다시 선두타자를 유격수 실책으로 진루시켰다.
거듭된 내야수의 에러에 짜증 낼만도 했지만 류현진의 피칭은 오히려 더 화려해졌다. 상대 2,3,4번 타자를 맞아 두 타자를 삼진, 한 명은 뜬 공으로 처리했다.
리그 최강 팀을 상대로 펼친 시즌 최고의 피칭이었다.

texan509@fnnews.com 성일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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